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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중고가 인기”···당근마켓 폭풍 성장에 이커머스 ‘긴장’

“불황엔 중고가 인기”···당근마켓 폭풍 성장에 이커머스 ‘긴장’

등록 2020.09.10 16:36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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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부터 ‘명품’까지 폭 넓은 쇼핑, 거래액 2조 예상반려동물 찾기·부동산 거래 등 ‘소셜 커뮤니티’로 성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폭풍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를 바짝 뒤쫓고 있다. ‘당신의 근처에서’라는 의미를 지닌 당근마켓은 전국이 아닌 ‘동네’를 중심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중고거래라는 의미가 강했지만 현재는 명품 거래까지 활발해지면서 소비자 쇼핑 기회의 폭을 넓혔다. 이 외에도 지역 내 다양한 서비스들이 공유되면서 명실상부 중고거래 플랫폼 1위에 올랐다. 향후 주요 이커머스들과의 경쟁에서도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현재 기준 당근마켓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1인당 월 평균 접속 횟수는 24회, 하루 20분 가까이 사용하며 ‘국민앱’으로 떠올랐다는 평이다. 당근마켓은 올해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쇼핑앱 2위에 오르기도 했다. 1위는 쿠팡(1349만 명), 이어 당근마켓(679만 명), 그 뒤로 11번가(604만 명), G마켓(521만 명), 위메프(372만 명), 티몬(358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앱으로는 당근마켓이 유일한 셈이다.

당근마켓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데는 지역 주민들과의 ‘신뢰’를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 당근마켓과 리서치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수도권 지역의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당근마켓은 소비자 만족도(85.2%)와 선호도(54.3%), 타인 추천 의향(88.9%)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당근마켓에 대해 거래를 통해 ‘이웃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거래액 규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당근마켓의 거래액 규모는 약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앱을 통한 쇼핑 거래가 늘면서 월 거래액 1800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월 기준 거래액이 500억 원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 시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 추세대로라면 거래액 ‘2조’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단순히 중고 물품만 거래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앱 내에 질문 코너를 따로 신설해 지역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분실/실종센터’ 게시판에서는 잃어버린 것을 이웃들과 함께 찾을 수 있다. 또한 동네맛집, 강아지 등 주제별 게시판에서는 관심사가 비슷한 이웃들과 온오프라인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단순한 상품 쇼핑이 아닌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이렇다보니 당근마켓을 애용하는 고객들 사이에서는 하루에 한번 당근마켓을 필수 접속하는 의미의 ‘1일 1당근’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실제 당근마켓의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1년 만에 3배 가까이 뛰었다.

당근마켓 애용자는 “쿠팡이나 네이버 쇼핑 보다 당근마켓이 더 재밌다. 새 상품들도 저렴하게 사고 팔수 있으니 효율적인 쇼핑이라고 생각한다”며 “에스테틱, 운동 등 지역 서비스 상품도 양도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에 당근마켓은 연내 월간 이용자 수 1500만 명 달성을 목표를 뒀다. 또한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유럽의 경우 중고거래 니즈가 높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영국에 현지 서비스를 론칭했다. 현지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일부 지역에서의 반응을 살핀 뒤 영국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당근마켓은 영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바탕으로 북미 지역을 비롯해 동남아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제 당근마켓의 남은 과제는 ‘수익성’ 확보다. 당근마켓은 설립 당시 1000억 원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지 않아 ‘지역 광고’ 수익 외에는 별다른 시스템은 없는 상태다. 이후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안정된 수익 구조를 갖춰야 하는 게 숙제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당근마켓은 계속된 투자 유치는 물론, 자사만의 차별화 플랫폼 구축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에는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등으로부터 400억원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짝퉁’, ‘사기’ 등 비도덕한 거래를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당근마켓은 각종 사기와 유해성 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거래 후 벌어진 직접적인 피해를 막을 수단은 미비한 상태다.

당근마켓 측은 “아직 회사가 성장하는 단계인 만큼 본격적인 수익을 이끌어내는 시스템은 미비한 상황이다”면서도 “향후 당근마켓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당근마켓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따뜻하고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와 플랫폼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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