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영 회장 장남 이우성 부사장 최대주주 올라형은 ‘건설’ 동생은 ‘유리’, 각각 경영 체제 유지
이번 합병으로 지분 구조에도 변화가 생겼다. 가장 지분이 크게 높아진 건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의 아들들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남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은 지주사의 지분이 6.1%에서 19.2%로, 차남 이원준 삼광글라스 총괄본부장은 8.8%에서 17.7%로 늘어났다. 반면 이 회장은 22.2%에서 10.1%로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순차적인 합병 작업을 통해 지분을 넘기는 일명 ‘꼼수 승계’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앞서 두 아들은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의 주식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 측은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합병으로 경영 승계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광글라스 측은 “이번 합병 건은 삼광글라스 사업 부문의 최근 3년간 실적 부진으로 인한 주주 가치 하락을 차단하고, 우량한 사업 부문 중심의 사업지주회사를 출범시켜 계열사 전체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고 각자 본업에 집중해 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두 아들의 지분이 비등한 가운데 향후 최종 승계의 무게추가 어디로 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분율 차이 역시 2.1%에 불과하다. 이에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됐지만 계속해서 형제경영 체제는 유지될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두 아들은 글라스·건설 부문을 나눠 각 계열사를 책임지고 있다.
이우성 부사장은 이테크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대학원을 졸업한 후 2007년 이테크건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해외영업부장으로 입사해 4년 후인 2010년 상무보에 오르며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이후 상무, 전무를 거쳐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이테크건설의 IPO 추진에도 열을 올리는 등 신성장 마련에 힘썼다는 평을 받는다.
차남인 이원준 전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근무하다 2011년 삼광글라스에 입사했다. 그 후 2014년 상무로 승진한 뒤 삼광글라스에서 경영전략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작년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사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수익이 부진한 캔 사업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실적도 빠르게 개선됐다. 삼광글라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836억,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이익 3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도 1분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6억원, 55억원 증가한 수치다. 국내 생활용품 사업부문의 성장도 이끌었다. 이 같은 성과에 내부에서는 이 전무에 대한 경영 신뢰도는 어느 정도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6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의 이 전무가 주요 사업 매각·브랜드 론칭 등 주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이 한몫 했다는 평이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확보한 경영 효율성과 투자 안정성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기업이 새롭게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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