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제한 36개 종목서 ‘잔고 부족’ 빈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 로그 기록을 분석한 결과 잔액 부족으로 인한 공매도 거부 건수가 올해 8월 한 달동안 1만4024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1092건)보다는 적지만,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공매도 시도가 버젓이 이뤄진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제한 종목’에 대해선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을 통해서만 주식 주문을 낼 수 있다. 금융당국이 관리 중인 이 시스템엔 현재 36개 종목이 투자제한 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종목에 가진 잔고보다 더 많은 매도 주문이 나오면 시스템에 ‘잔고 부족’이 뜨며 거래가 거부된다.
외국인 투자제한 시스템의 잔고부족 오류는 사실상 무차입 공매도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코스콤 관계자는 잔고부족 거부 건수에 대해 “해당 시스템에는 유상증자의 경우 장 개시 전에 반영되며, 장외거래도 실시간으로 입력된다”라며 “이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잔고부족 거부 건수들은 사실상 무차입 공매도라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설명했다.
2018년 무차입 공매도 위반으로 과태료 75억480만원을 낸 골드만삭스의 경우 해당 연도 5월에만 216건의 잔고부족 오류 건수를 냈다. 하지만 금융위의 위반 조치 이후 골드만삭스는 외국인투 투자제한시스템에서 잔고부족 오류건수 0건을 기록 중이다. 올해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골드만삭스의 오류건수는 없었다.
박용진 의원은 “소수 종목인 외국인 투자제한 36개 종목에서 한 달동안에만 무차입 공매도 의심 정황이 다수 발생했다”며 “외국인투자제한시스템 상황으로 미뤄 볼 때 일반 주식투자시장에선 '무차입 공매도'가 금융당국의 제재 수준보다 더 만연하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무차입 공매도 모니터링에 미온적 대처로 대응하고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4년간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이뤄진 금융당국의 제재는 총 32건에 불과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진 2018년 이후 2년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지금까지 미온적 태도를 보인 금융 당국이 더 적극적인 시정조치와 대안을 마련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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