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대주주 요건 등 당정 간 이견에 ‘부담’3일 국무회의 직후 사의 표명···文대통령 반려홍남기 해임 ‘청와대 청원’ 20만명 이상 동의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 직후 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논란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홍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대주주 기준은 현행처럼 10억원으로 유지됐다”며 “2개월 동안 갑론을박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싶어서 현행대로 가는 것에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즉각 반려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에서 “홍 부총리는 오늘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은 바로 반려 후 재신임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위기 상황에서 경제수장을 교체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으로 해석된다.
앞서 동학개미들은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의 요건을 ‘3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반발해 홍 부총리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홍남기 기재부 장관 해임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지난달 말 기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동학개미들의 주식참여에 어려운 경제상황에도 코스피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이전 정권에서 수립된 대주주 3억원에 대해 국민의 여론과 대통령의 개미투자자들의 주식참여 열의를 꺾지 말라는 당부에도 기재부 장관은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관과 외인들과의 불평등한 과세를 기반으로 개미 투자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대주주 3억이 시행된다면 개미들의 엄청난 매도에 기관과 외인들의 배만 채울 것이며, 주식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돼 부동산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이 명약관화(明若觀火·불을 보는 듯 밝게 보인다)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기재부 장관을 해임하고 진정 국민개미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유능한 새로운 장관을 임명해달라”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지난 1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음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2018년 2월에 이미 시행령이 개정돼 있고, (기준이) 한 종목 3억원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런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공평 차원에서 기존 방침대로 가야 한다고 봤다”며 “(10억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저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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