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나스닥 예비심사 통과설···상반기 상장 무게쿠팡 투자자 엑시트 및 추가 투자유치 필요성↑적자 개선 관건 사업 성장성·지속성 입증해야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상장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IPO)를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 1분기 내 나스닥 상장이 완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나스닥 예비심사 승인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상장설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쿠팡이 올 2분기 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기업가치를 300억 달러(약 33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월에도 쿠팡이 이르면 올해를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현지에서 투자자 유치를 위한 로드쇼를 한 달간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설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투자자들의 엑시트는 물론 쿠팡의 실탄 확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2014년 세쿼이아캐피탈과 블랙록으로부터 4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데 이어 2015년과 2018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총 3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쿠팡은 외부에서 대규모 투자 자금을 받아온 만큼 투자자들의 출구 전략으로 IPO가 지속적으로 거론돼왔다. 쿠팡은 이미 기업가치가 10조원을 훌쩍 넘겨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IPO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쿠팡이 2018년 이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투자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어 상장으로 신규 자금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성장 가능성과 사업 지속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나스닥은 대규모 적자를 내더라도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면 상장이 가능하다. 쿠팡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누적 3조156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18년에는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다만 성장세를 뚜렷하다. 쿠팡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017년 40.1%, 2018년 62.2%, 2019년 64.3%로 가파른 곡선을 그렸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적자 폭은 다시 크게 늘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매출액 역시 가파르게 증가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쿠팡과 같이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았으나 상장을 연기한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위워크의 사례처럼 수조원대의 적자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위워크는 2019년 기업가치를 470만 달러로 평가 받으며 IPO를 추진했으나 상장 서류 제출 후 누적된 적자, 사업모델의 수익성, 기업 지배구조 등을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되며 상장을 연기한 상황이다.
쿠팡은 세계 1위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의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 해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풀필먼트서비스 사업인 ‘로켓제휴’, 핀테크 자회사 ‘쿠팡페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잇따라 론칭했다. 7월에는 일반 판매자도 쿠팡에 입점해 일부 수수료를 내면 보관, 배송, CS까지 쿠팡에서 대신해주는 풀필먼트서비스 로켓제휴의 첫선을 보였다. 이어 8월에는 자체 결제 서비스 ‘쿠페이’를 쿠팡페이로 분사해 핀테크 사업도 본격화 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싱가포르 OTT 업체인 ‘훅(Hooq)’을 인수해 쿠팡플레이로 선보이고 쿠팡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에게 무료로 서비스 중이다.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은 자체 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운영하면서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를 늘리는 데 이용하고 있다. 풀필먼트서비스 역시 아마존에서 같은 서비스 ‘FBA((fulfillment by Amazon)’를 도입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 아마존도 지급결제 수단인 ‘아마존페이’를 기반으로 금융업 진출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최근 인사를 통해 쿠팡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만을 맡기로 했다. 김 의장은 나스닥 상장 등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수립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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