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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2~3개씩 늘어나는 이재명 테마주

자고 일어나면 2~3개씩 늘어나는 이재명 테마주

등록 2021.01.20 08:15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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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압도적 1위···관련 종목만 30개 넘어대학동문, 사법연수원 동기 등 이유도 다양해최대주주 성남창조경영 포럼 관계자인 경우도 롤러코스터 탄 주가··· “테마주 손댔다 데일라”

자고 일어나면 2~3개씩 늘어나는 이재명 테마주 기사의 사진

이재명 경기지사가 차기 대통령으로 강력히 거론되면서 ‘이재명 테마주’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작년만 해도 19개에 불과했던 이재명 테마주는 현재 시장에 노출된 종목만 30개가 넘는다.

최근(지난 12~14일) 시행된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으로 한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국리서치 등 네 개의 기관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가 차기 대선주자에 적합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 1주차 조사 보다 6%포인트 상승한 24%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에서도 이 지사가 23%의 비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래통합당 지지층 내에서도 이 지사가 차기 대선주자로 적합하다는 응답자가 13%로 1위였다. 무엇보다 그간 강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됐던 이낙연 의원이 모든 리서치 조사에서 이 지사보단 한 단계 아래인 2위에 머물렀다는 영향이 크다.

이미 이재명 테마주로 거론된 오리엔트바이오, 성안, 형지I&C 등은 이틀 만에 2~3배 넘는 급등세를 보이며 주식시장을 들썩이고 있다. 혹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이재명 테마주 찾아나서기에 총력을 기울인 모습도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하루에 2~3개의 종목들이 테마주로 편입된다”라는 등의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또 통상 테마주 자체가 실적이나 기업가치(펀더멘탈)과는 전혀 무관한 단순 기대감에 오른 종목들이다 보니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 역시 동시에 들린다. 이런 정치적 이슈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정치테마주’는 그동안 시세조종꾼들의 좋은 먹잇감이 돼 왔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주가는 2~3배 이상 급등했지만 선거 끝나면 대부분 폭락해 그 피해는 개인들이 고스란히 지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테마주 실체보니 대부분 ‘그 회사 대표가 지인·대학동문’ = 정치인들과 연관이 있거나 인맥이 있는 종목이라지만 그 이유들이 고작(?) ‘그 회사 대표가 누구누구의 지인이나 대학동문, 고향 후배’ 등이었다. 이번에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이재명 테마주 실체 역시 대다수가 이와 비슷한 이유로 생겨난 종목들이었다.

실제 중앙대 동문, 사법연수원 동기, 회사가 이 지사와 같은 고향에 위치 등의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 경우가 많았다. 이재명 테마주 중 가장 급등한 종목인 오리엔트정공(연초 대비 91%), 오리엔트바이오(58%)는 이 지사가 어린시절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공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됐다.

그 회사 대표가 이 지사와 같은 중앙대 동문. 즉 대학 동기라는 사실만으로 테마주로 분류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캠시스, 프리엠스, 토탈포스트, 정다운, 코이즈, 성안, 지엘팜텍, 대양금속, 유니온커뮤니티, 엠게임, 하츠 등이 이같은 이유에 해당된다.

그 회사 사외이사나 등기임원 중 한명이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여서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도 만만찮게 많았다. 해당 기업은 인터지스, 카스, 보라티알, SG&G, 아이앤씨 등이었다. 이 지사의 주변인들로 인해 테마주로 분류된 사례도 있었는데, 대양금속은 이 지사 대변인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는 이유로 비비안은 그 회사 사외이사가 이재명 부인과 같은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쌍방울은 계열사 회사가 비비안이라는 이유였다.

이 외에도 티엘아이, 슈프리마에이치큐, 에이텍티앤, 에이텍, 시공테크 등은 해당 회사의 최대주주 등이 성남창조경영 CEO포럼의 운영위원직 관계자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거론됐으며, 동신건설은 회사의 위치가 이재명의 고향이 안동에 있다는 사유로, 텔레피드는 성남시에 위치했다는 이유 등으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옥석 찾기 힘든 정치테마주라지만···화폐개혁·무상급식·교복 등 정책 수혜주도 있어 = 한 정치인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급등락이 이어지는 정치테마주에 옥석을 가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정치인이 내세운 정책 테마주는 기대해볼 만 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꺼내들기도 했다.

이 지사가 대표적으로 꺼내든 정책 카드는 고교 무상급식과, 중고교 무상교복 지원 정책이었다. 무상급식 정책의 수혜주로는 대표적으로 한국팩키지가 있다. 국내 최대 우유팩 전문 제조업체로 식품용 포장용기가 주 사업이다.

형지엘리트와 형지I&C는 대표적인 경기도의 무상교복 정책 수혜주다. 엘리트 학생복 매출이 대부분으로 교복 제조 전문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 상위에 있는 회사다.

화폐개혁주 역시 이재명 정책 테마주 중 빠질 수 없는 관련주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화폐개혁(리디노미네이션)을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자동화기기(ATM)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이때부터 테마주로 편입된 적이 있었다. 화폐개혁 관련주로 거론되는 종목은 푸른기술, 한네트 등이다.

다만 이 정책테마주 역시 테마주의 일종으로, 정치인의 인맥처럼 개연성 없이 급등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역시도 투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책 테마주도 결국 정치인이 지지하는 정책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비이성적으로 과열돼 움직이는 대표적인 사례들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와 관련없다”며 수산아이앤티·토탈소프트·SG&G등 일부는 부인키도 = 주식시장 역사상 역대 최고로 테마주가 많았으며, 최고로 많은 투자자가 테마주로 몰렸던 해는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선거)이라고 한다.

당시 정치테마주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는 종목도 있었는데, 그 주인공은 안철수 테마주로 꼽히는 ‘미래산업’이다. 당시 주가가 500원 미만이었던 미래산업은 최고 1950원까지 급등했는데, 고점에서 대주주가 주식을 전량 처분하여 논란이 됐다. 미래산업은 그 후 하락일로에 접어들어 2014년 8월에는 150원대까지 떨어지기까지 했다.

테마주를 이용해 주가 급등락을 노리는 회사들이 있는 반면, 스스로 “해당 정치인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공시를 내거나 혹은 회사 관계자가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등 양심 고백(?)하는 회사도 있었다. 현재 거론되는 수많은 이재명 테마주 중 일부 회사도 “이 지사와 관련없다”며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예가 수산아이앤티다. 지난 8일 기준 수산아이앤티는 29.91%(6,850원) 급등한 2만9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전 거래일도 개장 초반 상한가를 달성하며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는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수산아이앤티는 신규 선임된 이홍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대표가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 지사의 캠프 후원회 공동회장을 맡은 이력이 부각되며 이재명 관련주로 언급된다. 그러나 수산아이앤티 전무가 “이재명 지사와 회사는 과거 뿐 아니라 현재 사업적 관련성이 없다”고 직접 부인한 바 있다.

최장수 대표이사가 이 지사와 중앙대 동문으로 알려진 토탈소프트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당사 대표이사가 중앙대 동문인 것은 맞지만 그 이상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다. 이 지사는 당사의 사업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밝히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지난 7일 이 지사 관련 테마주로 분류, 상한가를 기록했던 SG&G는 공시를 통해 관련성이 없다고 언급했다. 사측은 “이치선 사외이사가 2019년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발기인으로 서명한 바는 있으나 이후 관련 활동을 한 적은 없다”며 “회사는 이재명 지사와 어떠한 사업적 관련성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 증시 전문가들은 다른 호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대선 테마만으로 급등한 정치테마주 투자에 대해 ‘도박’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증권사들 스스로가 정치테마주에 대한 분석을 자제하고 있는데다 취급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에 대해 칼을 빼든 이유도 한 몫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마주 투자자들의 심리를 분석하자면 실시간 SNS를 많이 활용하면서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빠른 정보를 갖고 빨리 움직여서 조금이나마 이익을 얻고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자만심이나 착각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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