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년 지난 테라 상승세 지속에 시장 1위 수성 위기‘카스’ 전면 리뉴얼하고 ‘한맥·카스0.0’ 가정시장 공략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가 지난해부터 시장 반응을 테스트한 ‘한맥’이 가정시장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비맥주는 주요 대형마트와 한맥의 초도물량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해 말, 올해 초에 출시를 계획했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돼 이르면 내달 정식 출시 예정이다.
오비맥주는 카스 병을 투명 병으로 전격으로 교체하기로 하고 병 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밀러’ 등 투명 병을 적용한 수입 맥주는 있었지만, 국산 맥주 브랜드에 투명 병이 적용되는 것은 최초다. 카스 병 교체는 지난 2017년 1994년 출시 이후 23년 만에 병 디자인을 교체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은 온라인 채널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그간 비알코올 맥주는 특정 소비층들이 구매하는 틈새시장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집에서 가볍게 술을 즐기는 ‘홈술족’ 문화가 확산하면서 시장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오비맥주도 비알코올 맥주를 선보이면서 쿠팡 등 이커머스로 판로를 넓히는 모양새다.
오비맥주는 아직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이긴 하나,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앞세워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자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신제품 출시로 1위 수성에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40%대, 오비맥주가 50%대 점유율을 각각 차지한 것으로 추정한다.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에 시장 1위를 내준 이후 약 30%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었고 카스는 60%대로 압도적 1위였으나, 테라 출시 이후 10% 이상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추격자인 하이트진로를 오히려 벤치마킹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출시 예정인 한맥은 초록 병을 사용하고 황금색 디자인으로 테라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다. 카스 0.0 또한 하이트진로가 2012년 내놓은 하이트제로에 비하면 8년이나 늦다.
앞서 오비맥주는 발포주 ‘필굿’을 출시할 때도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흡사하다는 평이 많았다. 필굿은 필라이트처럼 ‘필’(FiL)을 강조한 점, 동물 캐릭터를 내세운 점도 유사하다.
이번에는 대표 제품인 카스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면서 위기 타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간 카스 브랜드 노후화는 가장 크게 지적되는 부분이었다. 카스는 지난 1994년 제품 출시 이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고 ‘젊은 층이 좋아하는 맥주’로 포지셔닝하면서 차별화를 뒀다. 이후 이러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일관된 마케팅을 지속했다.
카스는 지난해 6월 패키지 디자인을 새로 단장하면서 젊은 층 공략에 나섰으나 ‘올드하다’는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소맥’도 ‘카스보다는 테라’로 바뀐 지 오래다.
오비맥주는 이번 디자인 전면 리뉴얼로 오래됐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오비맥주가 투명 병뿐만 아니라 카스 병 전체 디자인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카스 리뉴얼을 두고 많은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카스가 대표 브랜드인만큼 투명 병 도입과 함께 병 디자인 변경은 파격적인 시도인데, 시장이 회복되면 어느정도 효과가 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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