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 공매도 재개증권가 “일부 종목 공매도 타깃 가능성 높아”카카오·포스코케미칼·SK이노·HMM 등 지목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 즉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가 우선 재개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재개 자체가 증시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과거 두 차례 공매도 재개 당시에도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조정이 있더라도 단기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공매도 재개의 경우 일부 종목들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고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주가만 오른 것이 아닌 밸류에이션꺼자 높다면 공매도 대상이 되기에 최적이라는 분석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6일 ‘공매도 재개 2주전, 미리 보는 숏리스트’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올해 시장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 또는 주가순자산비율(P/B)이 동종기업 평균보다 10% 이상 높고, 3개월 수익률도 높은 종목을 추렸다. 이 중 작년 3월 공매도 금지 전 대차잔고 비중이 상위 30% 이내 포함되는 종목을 선별했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 아모레퍼시픽, HMM, 한국금융지주, SKC, 한국항공우주, 한솔케미칼, 현대미포조선, KCC 등을 공매도 타깃 종목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그는 매수(long·롱)와 매도(short·숏)라는 서로 다른 포지션을 구축하는 ‘롱-숏 전략’에서 숏에 등장하는 빈도수가 높은 종목도 지목했다. 그는 숏 대상이 될 확률이 높은 종목으로는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신세계인터내셔날, 서진시스템, 씨젠 등을 꼽앗다.
또한, 주가가 평균 목표주가를 넘어선 종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즉 일반적인 투자와 달리 공매도는 향후 주가가 하락할 종목을 잘 선정해야 이익을 볼 수 있는 만큼 현재 주가가 목표가를 웃돌고 있다면 공매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목표주가를 넘은 기업은 카카오, 포스코케미칼, HMM, 삼성중공업 등이다. 목표가 10% 이내에 접근한 종목도 아모레퍼시픽, 한국조선해양,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금융지주 등이 있다.
카카오의 경우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가가 약 11만원이지만,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 주가는 11만900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등 주요 자회사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 증가 기대감 등 호재에 힘입어 최근 목표가가 대폭 상향됐다.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13만2000원→15만2000원), NH투자증권(12만원→14만원), 신한금융투자(11만7000원→13만5000원), KTB투자증권(11만원→13만원) 등이다.
아울러 전환사채(CB)가 발행된 종목에도 공매도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환사채를 공모 혹은 투자기관에게 발행할 경우 공매도 유인이 높아진다”며 “신종자본증권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해 무위험 차익거래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전환 전에는 사채로서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전환 후에는 주식으로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박 연구원은 공매도 유입 가능 종목으로 LG디스플레이, 화승엔터프라이즈, 키움증권, 롯데관광개발 등을 꼽았다. 이들 종목에 각각 5631억원, 1173억원, 633억원, 579억원의 공매도가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에 대해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고 결국 자금과 정보에 뒤지는 개인투자자들이 또다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 공매도를 재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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