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건 DB금투 연구원, 한화생명 ‘매도’ 의견보험주 급등에도···“금리인상 기대감 선반영”교보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 “투자가치 높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생명에 대한 보고서를 지난 14일 발간헀다. 한화생명을 비롯한 보험주들은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금리상승 기대감 등이 반영돼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이병건 연구원은 “현재 금리 수준에서는 추가적 변액보증관련 부담은 없어 양호한 실적 흐름을 예상한다”면서도 “한화생명은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지나치게 빨리 반영됐다”며 투자의견을 하향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지난 목표주가 제시 시점인 2020년 8월 이후 장기금리 상승폭 60bp는 우리의 평가방식으로는 주가 1300원 변동에 해당한다”며 “한화생명의 4000원 내외 수준 주가는 국고10년물 기준 2.7% 내외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현 수준에서 기준금리 4차례 정도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가 공개된 후 한화생명의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4215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주가는 보고서가 발간된 14일 6.29% 하락해 39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도 장 초반 1~2%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에서는 투자의견 하향 및 매도보고서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국내 증권사가 큰 고객인 기관과 업체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증권사의 고객이다. 증권사는 기업을 상대로 기업공개(IPO), 투자은행(IB), 신용공여 등의 업무를 하고 있어 기업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만약 해당 기업에 부정적인 투자의견을 내면 기업과의 관계 악화로 향후 기업실사와 분석 등 업무에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에는 하나투어 투자설명(IR) 담당자가 자사에 부정적 보고서를 쓴 증권사 연구원에 대해 기업탐방을 금지하겠다고 해 갑질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은 “매도 의견을 내면 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엄청난 압박과 항의를 받기 때문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며 “주가 하락이 예상돼도 매도 의견보다는 중립 의견으로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에 대한 DB금융투자의 투자의견 ‘하향’과 별개로 대부분의 증권사는 여전히 한화생명의 투자가치가 크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수익 증가와 더불어 변액보험준비금 부담 감소를 반영해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하고 목표주가는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도 “2019년 이후 보험이익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변액보증손익도 지난해 약 1400억원 손실에서 올해는 이익으로 전환을 예상한다”며 한화생명의 목표주가를 4900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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