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조 투자해 시총 100조 잭팟 터뜨린 쿠팡 선례 이어갈 듯미국 나스닥 상장 투자 조건으로 내걸어 2년 내 입성 목표야놀자 기업가치 10조 인정 2년새 7배 뛰어올라 데카콘 우뚝
이번 투자는 손 회장이 야놀자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소프트뱅크가 먼저 야놀자에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발빠른 디지털 전환 전략으로 국내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중 유일하게 순 성장한 야놀자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소프트뱅크 측은 “야놀자는 인공지능을 앞세운 여가 슈퍼앱 전략을 통해 한국의 여행·레저 산업을 혁신하는 선두 주자”라며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과 여행·레저 산업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 야놀자와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의 이번 투자는 ‘쿠팡’이라는 투자 모범 사례가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5년 김범석 쿠팡 창업주를 만나 투자를 결정한 그는 매년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는 쿠팡의 미래 성장성 하나만을 바라보고 6년간 총 3조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결국 쿠팡은 국내시장에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고 미국 증시에 상장해 시총 100조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그는 ‘야놀자’역시 성공적인 선례를 남긴 쿠팡의 뒤를 이어 미국 증시 상장(IPO)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가 평가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10조원을 넘어섰다. 직전 투자 유치를 받았던 2019년 기업가치가 1조 5000억원 수준이었는데 2년 만에 7배 가까이 올라 데카콘(기업가치 11조 원 이상인 비상장 벤처기업)이 됐다.소프트뱅크는 미래 가치를 설득하기 좋은 뉴욕 나스닥 상장을 투자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2005년 출범 후 꾸준한 외형 확장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제한에도 지난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하 K-IFRS) 전환 별도기준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역시 2019년 1335억원에서 43.8% 성장한 1920억원을 달성했다.
숙박·레저 시설 예약 뿐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 객실 예약 관리 시스템 분야의 성장도 돋보인다. 야놀자는 2019년 객실 예약 관리 시스템 분야 점유율 2위인 인도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면서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로 수익 구조를 다각화했다. 객실 예약 시스템의 경우 전 세계 170국, 2만 6000여 고객사를 두고 있다.
나스닥 상장의 경우 적자 회사여도 가능하지만 업계를 이끄는 1위 사업자가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때문에 야놀자는 단순한 온라인여행사(OTA)모델로는 매출 3000억 원의 야놀자보다 덩치가 큰 익스피디아그룹(8조원), 트립어드바이저(1조원)에 밀린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경쟁자와 비교 불가한 '테크 기업'으로 정체성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 이후 야놀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점쳐진다. 2조원 실탄을 받게되면 글로벌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인수합병에 나서는 동시에 관련 업종의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야놀자는 요기요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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