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오너·전문경영인 공동 대표 체제 구축 이후6명 CEO 중 1년도 못 채우고 물러난 대표만 5명구설수·악재 많고 수직적 기업문화 탓이라는 지적
제너시스비비큐 대표들이 자리를 오래 지키지 못하는 것은 치킨 프랜차이즈 특성상 악재가 잇따를 수밖에 없어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오너 중심 경영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5일 제너시스비비큐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계돈 제너시스비비큐 공동 대표이사가 지난 7월 8일자로 사임했다. 지난해 12월 4일 취임한 후 7개월 만이다.
신 대표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닭고기 가공업체 마니커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제너시스비비큐에 합류한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너시스비비큐는 2018년 말부터 2년 여간 전문경영인 선임 없이 윤경주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되다 지난해 말 신 대표를 선임해 윤경주 부회장과의 공동 대표 체제를 다시 구축했다. 그러나 신 대표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제너시스비비큐는 다시 윤 부회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돌아간다.
제너시스비비큐의 대표이사가 1년도 일하지 못하고 그만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너시스비비큐는 2009년부터 오너경영인과 전문경영인이 함께 경영하는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했으나 이후 취임한 6명의 대표이사 중 5명이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했다.
공동 대표 체제 도입 이후 두 번째 대표이사였던 김종태 전 대표는 2011년 3월 취임해 같은해 4월 사임하며 딱 한 달을 일했다.
세 번째 대표이사였던 이성락 전 대표는 취임 후 불과 3주만에 사임했다.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생명 대표 등을 거쳐 2016년 3월 제너시스비비큐에 합류한 후 같은해 6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러나 당시 제너시스비비큐의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면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대표는 근무기간이 짧아 등기부등본에 등기조차 되지 않았다.
다음 대표이사였던 윤학종 전 대표 역시 2018년 3월 취임해 그 해 11월까지 8개월간 일한 뒤 갑자기 물러났다. 당시 회사 측은 ‘건강 악화에 따른 일신상의 사유’라고 설명했다.
다섯 번째 대표였던 백영호 전 대표는 2019년 2월 취임해 같은해 9월 물러났다. 그는 스타벅스코리아 수석부장과 파리크라상 전무, 주노 대표이사, 대우산업개발 외식 본부장 등을 거친 외식산업 전문가로 BBQ에 영입됐으나 7개월밖에 버티지 못했다.
이후 제너시스비비큐는 2년간 전문경영인 없이 윤경주 부회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되다 2020년 말 신계돈 대표를 선임했는데 그 역시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유일하게 오랜 기간 일한 인물은 김태천 부회장 뿐이다. 김 부회장은 2009년 공동 대표 체제 도입 당시 윤홍근 회장과 함께 손발을 맞춘 대표이사로 일했고, 이후 제너시스비비큐가 필요할 때마다 다시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2018년 3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제너시스비비큐 사내이사로 일하고 있다. BBQ의 해외사업을 키운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부회장에 올랐다. 회사 안팎에서는 윤 회장의 ‘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이사 대다수가 1년도 못 돼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업무강도가 강하고 윤홍근 회장의 독단적 스타일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식품인 데다 가맹사업이라는 점 때문에 논란이 잦다. BBQ 역시 가격 인상을 두고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고 가맹점에 대한 갑질 이슈, 원재료 논란 등이 끊이지 않았다. 시장 경쟁도 매우 치열한데 특히 BBQ가 수년째 이어가는 경쟁사와의 소송전 탓에 악재도 쏟아지고 있다. 또 윤홍근 회장의 ‘구식’ 경영 스타일과 수직적 상명하복 기업문화 등도 여러 차례 비판 받아왔다.
이 때문에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이탈도 빨라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BBQ의 임직원 수는 2014년 336명에서 지난 2019년 기준 211명까지 줄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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