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분기 영업손실 7648억···6분기만에 적자 전환물가·대선 등 고려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미지수연료비 연동제, 유명무실해진다는 비판 거세질 수도
한전은 다음 달 20일께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한전은 올해부터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4분기 전기요금은 6∼8월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된다.
한전은 올해 2분기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2019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한전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76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3898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실적 악화 이유는 고유가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늘었지만,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진 탓이다. 상반기 전력판매량은 제조업의 평균가동률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그러나 연료비 상승분이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판매단가가 하락해 전기판매수익은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전력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연료 비중이 가장 큰 석탄은 최근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 기준 전력용 연료탄의 t(톤)당 가격은 8월 둘째 주 159.68달러로 작년 8월 말의 47.99달러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올 3∼4월 두 달 연속 하락했던 LNG 가격은 5월에 상승 전환해 6월 현재 t당 459.7달러를 기록했다. 두비아유 가격 역시 지난 12일 기준 배럴당 70.52달러로 연초(52.49달러)보다 34% 올랐다.
정부는 국민 생활 안정을 명분으로 2·3분기 전기료 인상을 미뤘다. 정부는 전기료 동결 배경으로 '국민 생활 안정'을 들었다. 한전의 연료비 조정요금 운영지침에 요금 조정을 유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둬 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다.
4분기 전기요금도 인상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어려운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라 9년여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던 5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하지만 4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된다면 연료비 연동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계속해서 원가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부 소액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정부는 3분기 전기요금 발표 당시 “연료비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이 조정 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며 요금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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