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잔고 26조 육박···연일 사상 최대치 돌파코스닥 아닌 코스피 낙폭 과대주에 수요 몰려반대매매도 올 들어 최대···“폭락 여진 감내해야”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개인 투자자의 빚투자 규모를 의미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611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6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최대치 경신이다. 연초 19조3523억원으로 출발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4월 23조원을 돌파한 뒤 5월 22조원대로 감소했으나 이후 반등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란 개인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의미한다. 통상 증시가 활황일 때 추가 매수를 위해 신용을 끌어오는 경우가 많다. 잔고가 늘어난다는건 그만큼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개미들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 코스피가 사상 첫 3300선을 넘어선 지난 7월 이후 빚투 증가세는 빨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8월 증시에선 빚투 규모와 주가가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는 외인 매도세에 3100선마저 무너졌다. 그만큼 현재 주가를 저점 매수 기회로 생각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개미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등 최근 낙폭이 컸던 대형주가 포진해 있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빚투는 급등락이 심한 코스닥 종목이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단기 투자상품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엔 대형주 낙폭이 컸던 만큼 빚투자로 저점 매수에 나선 개미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최근 일주일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다. 개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 주식 5조296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 SK하이닉스(7666억원), 3위 삼성전자우(4320억원), 4위 롯데렌탈(1955억원), 6위 현대차(1061억원), 7위 포스코(903억원) 등 대형주 위주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지수가 하락하면 2배 이익을 보는 ‘곱버스(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는 2661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빚투 자금이 단기 차익을 노린 코스닥 종목이나 지수 하락에 베팅하기보다는 대형주 중심의 낙폭과대주에 집중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빚투 증가세에도 증시가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반대매매 우려도 현실이 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370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을 갚지 못할 때 증권사에서 보유 주식을 강제 청산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수급상황이 워낙 위축된 상황이고 단기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여진은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 슈팅 이후에는 적정 가치 수준으로 회귀하는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시간과의 싸움만이 남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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