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엔솔과 4분기 충당금 반영 예상 충당금 설정 늦추면 LG엔솔 IPO 지연 부담감GM, 2조원 규모 리콜 비용 LG측에 요구 전망
만일 LG(LG전자·에너지솔루션)와 GM 3사 간 조사 중인 리콜 원인 규명이 늦춰진다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IPO) 작업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 가급적 연내 충당금 설정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커졌다.
13일 로이터는 ‘GM과 LG가 볼트 배터리 화재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배터리 리콜 사태를 논의 중인 LG와 GM 간에 이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GM이 볼트 배터리 팩을 교체하는데 드는 리콜 비용 18억 달러를 LG 측이 배상하길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리콜 비용에 대해 “두 회사가 높은 수준의 대화를 나누고 있고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GM은 볼트 전기차 화재 사고로 2017~2019년형 모델(약 6만9000대) 및 2019년 이후 생산돼 북미에서 팔린 차량 7만3000대를 추가 리콜을 단행했다. 이번 리콜 사태로 볼트를 생산하는 GM의 미국 미시간 공장은 한달 가량 가동을 중단해 신차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LG전자는 상반기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면서 1조원 규모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올해 실적에선 4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리콜 충당금 반영 비용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쳐서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적어도 충당금이 반영되기 이전까진 실적에 악재로 작용하게 됐다.
업계 일각에선 리콜 비용은 이르면 4분기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결함 원인 규명이 지연될 경우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터리 리콜 충당금 설정이 지연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절차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GM과 현재 조사 중인 리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절대 상장 작업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그룹은 배터리 셀을 제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배터리 모듈에서 결함이 생긴 것으로 파악해 모듈을 맡고 있는 LG전자에 리콜 비용을 더 많이 책정했다. 2분기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각각 2346억원, 910억원씩 충당금을 반영했다.
앞서 2분기 LG전자 영업이익은 당초 1조1127억원이 아닌 8781억원으로 줄었고,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은 2조2308억원에서 2조139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리콜 충당금 반영에 따른 재무제표 변동 공시를 냈을 당시 LG 측은 “현재 고객사 및 모듈 제조사와 리콜 원인을 분석 중에 있으며 향후 진행되는 리콜경과 및 원인규명 결과에 따라 동 충당금 규모는 변동 가능성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배터리 화재 원인 규명을 하고 난 다음에 각사별로 리콜 충당금 비율을 나눌 예정이다.
리콜 비용을 놓고 LG그룹은 이르면 4분기에 LG전자와 LG화학 실적에 반영할 수도 있고, 결론이 늦춰지면 해를 넘겨 2022년 실적에 반영할 수 있다.
GM과 LG 측은 전기차 화재의 원인이 된 배터리의 제조상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GM은 LG에너지솔루션의 한국과 미시간주 공장에서 배터리셀 음극 탭 파열과 분리막 접힘 등 두 가지 제조상 결함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리콜 충당금 결론을 두고 아직 정해진 게 없어서 실적에 반영되는 구체적인 시기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는 3사가 리콜 원인 규명에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며 “추후 충당금 설정 비율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도 “GM과 LG 양측이 합의해서 발표할 사안이어서 리콜 충당금 규모나 시기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에서 우려하는 상장 시기와 관련 “GM 리콜 조치 방안, 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연내 상장 여부는 10월까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