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온플법 신속하게 제정해야" vs 윤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IT업계, 법안 필요성엔 공감하나 '중복 규제' 등 현실성 부족 지적
온플법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이래 공들인 정책 중 하나다. 그러나 부처 간 이견은 물론, 플랫폼 시장에서의 과도한 규제 지적까지 나오며 법안 제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온플법을 두고 난항이 지속되면서 이는 자연스레 차기정부의 몫으로 넘어갔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온플법 제정 등을 포함하는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중기 공약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법안 자체를 두고 소상공인과 플랫폼 기업 간 입장차가 크다는 점에서 대선을 앞두고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두 후보 간 온플법에 담긴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수수료 기준 △검색 알고리즘 기준 등을 공개하는 데 대한 입장이 갈리고 있다.
이 후보는 '온플법 조기 입법'이라는 공약을 내세우며 플랫폼 규제 찬성 입장을 강하게 외치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후보는 "플랫폼 사업자의 지배력 남용, 알고리즘을 이용한 부당행위로 피해받는 일이 없도록 하고 플랫폼 기업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온플법 심사 과정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단체구성권과 협상권을 보장하는 법적근거도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 후보는 과도한 규제에 대해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법 제정에 앞서 플랫폼에 대한 규제 필요성 여부와 적절한 규제수단에 대해 충분한 연구와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윤 후보는 "문제 해결을 위해 규제 강화가 꼭 능사는 아니다"라며 "플랫폼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인다는 목적에 집중해 이해 관계자들과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제로베이스에서 신속하게 검토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다만 두 후보의 공약 모두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먼저 이 후보의 공약은 과도한 규제라는 반발이 많다. 정부 주도 하에 기업이 민감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또 타 부처에서 관련 법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 중복 규제로 IT 산업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윤 후보의 공약은 플랫폼 기업에겐 유리하지만 소상공인 입장에선 정부의 무책임론으로 내비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자본력을 앞세운 플랫폼 사들을 규제하지 않으면 시장독점에 따른 수수료 인상 문제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공정위는 온플법 처리를 올해 주요 업무 계획으로 꼽았다. 향후 온플법이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부처 간 소통도 강화할 방침이다. 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초기 시행착오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복 규제 문제 이외에도 플랫폼 시장 자체가 워낙 방대한 탓에 법안 조율도 계속해서 이뤄질 전망이다.
조성욱 위원장은 "시간이 지연될수록 영세 상공인들의 어려움과 실망감이 클 것이다"며 "지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입점업체의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기 때문에 조속히 입법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재신 부위원장 역시 "디지털 공정경제의 기본규범을 제도화하기 위해 온플법 제정과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전면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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