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취임 이후 싹 바뀐 SH공약대로 강일 등 분양원가 공개조만간 추가로 세곡지구 원가도매달 강남 분양원가 공개하기로분양원가는 2007년부터 吳 정책
김헌동 사장은 우여곡절 끝에 SH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시민활동가 시절 그는 "집값 잡을 정책을 하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김헌동 사장은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을 실현시킨 몇가지 밑그림을 그렸는데 그 중 하나가 아파트 분양원가의 전면 공개다.
그간 아파트 건설에 실제 투입한 공사원가(아래 분양원가)는 '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다. 때문에 김헌동 사장은 경실련 시절, SH를 상대로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통상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건축비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 정부는 민간 건설사들이 짓는 아파트 건축비(기본형 건축비)를 수시로 공시하는데, 현재는 평당 687만원입니다. 자재비와 노무비, 간접공사 등 공사에 투입하는 모든 비용에 건설사의 적정 이윤까지 반영한 금액이다. 그런데 요즘 건설사들이 지어서 파는 아파트의 건축비는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평당 1천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이렇게 건축비가 올라가면서 아파트 분양가도 올라가고, 서울 집값도 올라가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건설사들은 아파트 건축비에 실제 쓰는 돈이 얼마인지는 철저하게 기밀에 부치고 있다. 건설사들은 '미래 가치'라고 포장하지만 결국에는 건설사들 이윤만 챙기는 셈이다.
어찌됐던 SH공사는 작년 11월15일 김헌동 사장이 수장이 됨에 따라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전면 공개키로 했다. 설계·도급 등 내역서를 공개된 적은 있지만, 택지조성원가를 포함한 분양원가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서울시와 SH공사는 작년 12월15일 준공정산이 완료된 고덕강일4단지에 대한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김헌동 사장이 취임한 지 한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공개 내용에는 SH공사가 건설한 단지의 건설원가(61개 항목)와 원가 산정기준이 된 택지조성원가(10개 항목) 등 71개 항목이 포함됐다. 분양가 대비 취득한 분양수익에 대한 사용계획도 공개돼 그 이익이 시민들에게 환원되는 과정까지 투명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필수 공개항목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던 택지조성원가 산정 항목으로는 △용지비 △용지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이주대책비 △직접인건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그 밖의 비용이 포함됐다.
이후에는 이미 준공돼 사업정산을 완료한 5개 지구(마곡지구, 내곡지구, 세곡2지구, 오금지구, 항동지구)의 28개 단지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 중에, 준공과 정산을 앞두고 있는 5개 단지(마곡지구 9단지, 고덕강일지구 8단지·14단지, 위례신도시A1-5BL·A1-12BL)는 각 단지별로 검증절차를 거쳐 하반기 중에 분양원가 공개를 각각 마칠 예정이다. 이후에도 SH공사가 조성하는 아파트는 원칙적으로 분양원가와 분양수익 사용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SH는 송파구 오금지구 1·2단지 및 구로구 항동지구 2·3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오금1단지의 분양 원가를 보면 택지조성원가 305억9300만원과 건설원가 329억2100만원을 합쳐 분양원가는 635억1400만원이었다. 이를 947억1500만원에 분양해 분양수익으로 312억100만원을 내면서 32.9%의 수익률을 올렸다.
한편,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오세훈 시장이 급등한 집값을 안정화하고 공기업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제시한 공약 사항으로, 지난 11월에 발표한 SH공사 5대 혁신방안에도 포함돼 있다. 또 분양원가 공개는 이번에 처음 한 것이 아니라 이미 2007년부터 오세훈 시장이 먼저 시행한 사업이기도 하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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