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마스크 잘 안 쓰면서" vs 尹 "정책 실패 책임져야"···방역 대책 공방

선관위 주관 첫 TV 토론···추경 놓고도 신경전

이재명 "미룰 일 아냐"···윤석열 "날치기 통과"

안철수·심상정 양 당 향해 '퍼주기 경쟁' 비판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재 첫 TV 토론에서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가 이 후보에게 "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고 하자, 이 후보는 "마스크를 잘 안 쓰지 않았느냐"며 정부가 방역에 성과를 낸 것 자체를 부인할 순 없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첫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선거 이후 코로나19 대응이 확 바뀐다고 선언했고, 마치 야당처럼 지금 정부가 국민의힘 정부라도 되는 것처럼 말했다"며 공격했다.

이어 "170석 여당이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킬 때 방관하다가 여당 후보로서 집권 정부의 방역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며 "결국 민주당이 대선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뜻 아닌가. 야당 코스프레 아닌가"라고 쏘아 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방역 성과와 관련해 "문 정부, 민주당 3기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상당한 성과를 낸 것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며 "전 세계에서 사망률이 제일 낮았고 감염자도 제일 적었다. 방역에 가장 비협조적인 분이 정부 방역 성과를 폄훼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본인과 부인이 마스크를 잘 안 쓰는 것 같다"며 "대구에서 사람이 죽어나갈 때 납득 가지 않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현재 문 정부의 관료들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자체를 문제 있다는 식으로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잘못한 점을 보완하고 잘한 점을 계승하겠다. 국민의힘도 방해만 말고 협조 좀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피해 회복을 위한 국회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은 왜 이 순간에도 극단적 선택을 고민할 정도로 힘든 국민을 위해 신속한 지원을 하자는 것을 반대하나"라며 "추경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데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9일 새벽 14조원 규모의 추경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했다. 여야는 이날 회동을 통해 추경 관련 협의를 이어갔고 16조 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에 합의,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때문에 국민이 국가 대신 책임진 것이 너무 많다"며 "손실도 보전해야 하는데, 불이 났으면 빨리 불을 꺼야지 양동이 크기 따지고 나중까지 미룰 일 아니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코로나19 피해자인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약 50조 정도의 재원을 시급히 마련해 손실 보상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며 "민주당은 손실 보상 없는 손실 보상법을 지난해 7월 날치기 통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도 그동안 손실 보상 이야기는 한 적 없이 전 국민 재난 지원금만 지난해 내내 3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 이야기만 했다. 저한테는 포퓰리즘이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날치기 통과하려고 해 오늘 17조원 정도에 어쩔 수 없이 합의했다"며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나머지 37조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양 당을 향해 '퍼주기 경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전 국민 재난 지원금 같은 포퓰리즘 정책을 배척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집중 지원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특별 회계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땜질식 추경'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도 "거대 양 당은 부자 감세에 두 손을 잡고 각자도생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후 4명의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을 부각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며 "실력으로 검증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 "국민 여러분의 딸이나 아들의 상대를 구한다면 정직하고 헌신적이며 합리적이고 유능한 사람으로 누굴 택할 것인가"라며 "민주당 정권에서 고통 받았던 일자리, 집 값,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도덕적이고 유능한 대통령, 실물 경제에 대해 잘 알고 이해가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식물 대통령이나 괴물 대통령이 아닌 경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언급하며 "장애인들이 매일 아침 이동권 예산을 촉구하면서 지하철에서 시위하고 있다. 이동권 예산 확보 뿐 아니라 장애인이 인간 다운 대접을 받는 선진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선관위 법정 토론은 앞으로 2차례 더 예정돼 있다. 오는 25일 '정치', 3월 2일 '사회'를 주제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