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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회장 유력 후보···'검투사' 황영기에 거는 기대

산업은행 회장 유력 후보···'검투사' 황영기에 거는 기대

등록 2022.05.13 06:0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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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산은 회장에 황영기 내정설 '솔솔' 삼성그룹, 금융사 두루 거친 '전문 경영인'협회장 퇴임 후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산업은행 회장 후보로 급부상하며 세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오랜 기간 금융·비금융을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성과를 낸 '전문 경영인'이 기업 구조조정과 창업 생태계 조성 등 현안을 짊어진 정책금융기관의 새 사령탑에 오를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 행정부는 황영기 전 회장을 산업은행 회장 후보에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금융위원장 인선이 일단락되면 곧바로 산업은행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회장직을 비워두고 있다. 4년8개월간 자리를 지켜온 이동걸 전 회장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사의 표명과 함께 은행을 떠나면서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에서 결정을 내리기만 하면 황 전 회장은 곧바로 취임해 경영행보에 돌입하게 된다.

업계에선 황 전 회장의 등판에 산업은행이 전환점을 맞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가 금융회사는 물론 일반 기업과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남긴 족적 때문이다.

1952년생인 황 전 회장은 서울고등학교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하면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으며 런던대학교 유학 후 외국계 은행 뱅커스트러스트를 거쳐 삼성그룹으로 돌아왔다. 또 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으로 몸담으면서 삼성투자신탁운용, 삼성증권 등 CEO로서 그룹의 금융 사업을 책임졌다.

아울러 황 전 회장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옛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2008년부터 2009년까지 KB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고 2015년부터 3년간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활동했다. 그 전에 2010년부터 2년 동안에는 차병원그룹에서 총괄부회장을 맡기도 했다.

황 전 회장은 협회장 임기를 마친 뒤엔 창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눈길을 끌었다. 2019년엔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스타트업 '픽션'에 어드바이저(고문)로 참여했고, 올해는 부동산 전문 메자닌 펀드를 운용하는 아이트러스트운용을 설립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산업은행이 신경을 쏟는 신사업 육성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덧붙여 황 전 회장은 '검투사'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정부와 금융당국을 향해 쓴 소리를 내며 소신을 밝히고 업계를 대변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일례로 황 전 회장은 2015년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마련한 금융개혁추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장했고, 끝내 이를 관철시켰다. ISA는 예적금과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을 하나의 계좌로 관리하고 여러 상품의 손익을 합친 뒤 이를 기준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협회장 임기를 마치는 날에도 황 전 회장은 "규제철폐 없이 글로벌 베스트가 없다"는 어록을 남겼다. 정부가 제도적 토대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향후 10~20년 동안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금융기업이 나올 수 없다는 의미였다.

업계의 전망대로 산업은행 수장에 낙점 되면 황 전 회장은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현안으로 다시 분주해진 상태다.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불발로 표류하는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방안 마련, KDB생명 재매각, 쌍용자동차 추가지원 여부 결정 등 복잡한 숙제를 떠안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우 외부기관에 의뢰해 경영컨설팅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분석한 뒤 매각 재추진 여부를 포함한 청사진을 수립하기로 했다.

물론 황 전 회장이 산업은행 회장으로 선임되기까지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원장 제청과 대통령 임명을 거쳐야 하는 자리인 만큼 금융위원장이 먼저 취임해야만 후속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 동시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여전히 경쟁자로 지목되는 만큼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후임 회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공개된 정보가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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