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모리 배해동 회장, 주담대 45억 다 갚았다

주담대 계약 연기 2개월 만에 상환 결정

반대매매 우려 제거, 금융비용 부담 해소

배진형 본부장 오너일가 주담대 만기 도래

그래픽=박혜수 기자

토니모리 최대주주인 배해동 회장이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전량 해지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우려를 제거하면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 회장은 지난 13일 한국투자증권과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3월 말 주담대 계약기간을 오는 9월 30일까지 한 차례 연장했으나 2개월여 만에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

앞서 배 회장은 작년 12월 토니모리 주식 260만주(지분율 14.26%)를 담보(질권 설정)로 45억원을 빌렸다. 대출금리는 4.5%로 연간 지불하는 이자는 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담보유지비율은 300%로 설정됐다.

배 회장 지분(당시 34.63%)의 40% 가까운 물량을 담보로 빚을 낸 것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향후 주가 회복과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라는 진단이 나왔다.

최대주주 및 오너일가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주된 이유는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이다.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기에 그룹 지배력 강화나 계열사 지원 등을 위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유용하다.

그러나 담보로 맡긴 주식의 가치가 급락하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 담보로 잡았던 주식을 팔아버리는 반대매매가 일어날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경영진의 주식담보계약은 상장사의 재무상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거나 심할 경우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출의 담보인 주식은 가격변동성이 큰 자산이다. 돈을 빌려 준 증권사는 손실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담보유지비율을 설정한다. 만약 증권계좌 평가금액(계좌평가액)이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하면, 반대매매로 대출 원금을 회수해 손실을 방지하는 구조다.

배 회장의 45억원 규모 주담대에 적용된 담보유지비율은 300%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통상적으로 가격 안정성이 떨어지는 주식을 담보로 잡을 때 담보유지비율을 올린다. 이 같은 비율을 적용하면 계좌에 적어도 135억원 이상의 주식이 담보자산으로 있어야 한다.

당시 주담대 체결일 당시 종가(4875원)을 반영한 계좌평가액은 127억원으로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한 수준이었다. 최저점을 기록한 올해 1월 27일 종가(2970원)를 적용하면 계좌평가액은 77억원으로 추락한다. 추가담보나 대출감액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 회장은 신용이나 현금 등으로 일부 보완하면서 급한 불을 끈 것으로 관측된다.

올 들어 8000원선까지 오른 토니모리 주가가 다시 빠지면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주담대 계약 해지로 반대매매 가능성을 원천 제거했다는 평가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큰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배 회장의 주담대 계약 해지로 최대주주 주요계약체결 주식등의 수 및 비율은 종전 14.64%에서 3.77%로 줄었다. 부인 정숙인씨(12.68%)와 장녀 배진형 본부장(6.34%), 장남 배성우씨(6.34%)가 중소기업은행과 주담대 계약을 체결한 물량이다. 토니모리 주식 각 30만주씩 담보로 제공해 총 28억원을 대출받았다. 대출금리는 2.376%, 담보유지비율은 200%이며 오는 7월 20일 계약만기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