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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소유-경영 분리 유한양행, 지배구조는 왜 'B+'일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ESG 나우

소유-경영 분리 유한양행, 지배구조는 왜 'B+'일까

등록 2022.06.20 08:01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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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S 통합 등급 B+···사회 A, 환경‧지배구조 B+평가지표 변동 기준 모호, 사장 직속 ESG 경영실 신설7월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첫 발간 예정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작년 매출 기준 국내 전통제약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이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으로부터 ESG 통합등급 B+를 받았다. 50년 넘게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운영하며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한 기업이지만 환경(E)과 지배구조(G) 부문에서 B+를 받고, 사회(S) 부문에서 A를 받아 눈길을 끈다. 이에 회사측은 ESG경영 확대를 위해 올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오는 7월 중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15개 지표 대부분을 준수했지만 주주 부문에서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항목 1개와 이사회 부문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 2개를 미준수했다.

소유-경영 분리 유한양행, 지배구조는 왜 'B+'일까 기사의 사진


주주총회 소집공고 시기와 관련해서는 관계사 결산지연으로 주주총회 3주 전 소집결의를 공시했고 2주 전 소집공고를 냈다고 회사측은 해명했다.

또 회사는 평가기준 강화로 대표·이사회 의장 분리를 미준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의 분리만 요구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는 이상 분리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한양행 이사회는 조욱제 대표이사, 이병만 약품사업본부장 등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한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감독업무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현 대표이사가 아닌 이정희 기타비상무이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정희 의장은 1978년 5월 유한양행에 입사해 2015년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인물로, 2021년 3월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회사측은 "작년까지만 해도 이사회 의장과 사내이사 분리만 이뤄지면 됐었다. 하지만 올해 평가기준이 바뀌면서 사외이사만 가능하다보니 미준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집중투표제 채택 여부와 관련해서는 한 후보자에게 표가 몰리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실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진 선임 시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방식과 달리 선임 예정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의결권을 1인 혹은 일부 이사에 몰아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집중투표제를 할 경우 사내이사든 사외이사든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다. 원하지 않은 후보가 선임될 수 있어 대부분의 기업들이 채택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회사는 모호한 평가기준으로 강점인 지배구조 부분에서 최상점을 받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일반적인 국내의 오너 기업들과는 달리 공익법인인 유한재단이 최대주주로 있는 독특한 모습의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가 1971년 영면하며 전 재산을 공익재단인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에 기증했고, 이에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유한재단이 됐다.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은 유한양행의 배당 수익을 통해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또 유한양행 창업주의 뜻에 따라 그 일가를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했으며,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해 기업은 사회의 소유라는 경영 이념을 50년 넘게 실천하고 있다.

투명하고 균형적인 지배구조 구현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이사회 의사 결정의 신속성과 효율성 및 전문성 고도화를 위한 목적으로 이사회 내 위원회인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경우 사외이사 2인(이철, 지성길)과 사내이사 1인(조욱제)으로 구성, 지난해 3월 19일자로 신설했다. 지금까지는 사외이사 변동이 없어 활동내역이 없지만 추후 변동시 위원회가 소집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ESG경영 등급 부여 기준이 평가기관마다 다르다. 지속가능발전소에서는 A등급을 받았다"라면서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운영하더라도 오너 영향을 받는 기업들이 있는데 우리는 친인척도 경영에 참여하지 못한다. 그런데 지배구조 부문에서 최상점을 받지 않았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등급을 받기 위해 ESG경영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가 기준이나 지표를 맞추려면 서류 작업 등이 필요하다. 이에 올해 사장 직속 ESG경영실을 신설해 1팀·2팀을 운영하고 있다"며 "오는 7월 중에는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한양행은 환경경영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 42조 제5항에 따른 온실가스 목표 관리사업장이 아니지만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녹색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0년에는 정부로부터 녹색기업 재지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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