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업부문 영업 종료, 실적 부진 탓 궁중비책·포장 역량 집중, 수익구조 개선
제로투세븐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패션사업부문의 영업을 종료키로 의결했다. 영업정지일자는 오는 30일이며, 이는 패션사업부문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제로투세븐탓컴'의 종료 예정일이다.
영업 종료 사유는 패션사업부문의 실적 부진 탓이다. 국내 아동복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최근 3개년간 매출을 살펴보면 2019년 1053억원, 2020년 626억원에서 지난해 279억원으로 급감했다. 올 반기 매출은 70억원으로 작년 반기(183억원)보다 60% 넘게 줄었다. 영업손실은 2019년 98억원, 2020년 101억원, 작년 8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반기는 33억원의 손실을 냈다.
제로투세븐은 패션사업부문 영업 종료에 따라 매출액 감소를 예상하고 있지만, 핵심 사업인 궁중비책·포장 부문에 집중해 전사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패션사업의 경우 잔여 재고 소진에 주력한다.
2000년 '라이프파트너'로 설립된 제로투세븐은 2007년 현재의 사명으로 명패를 고쳐 달았다. 설립 초반에는 임신, 출산 및 육아와 관련된 기업들의 고객관계관리(CRM) 서비스업을 영위했다. 이후 유아동 의류, 스킨케어, POE(Peel Off End) 등의 제조 및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제로투세븐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310.1% 급증한 23억원이다. 패션사업의 온라인 전환에 따라 오프라인 매출이 감소했으며, 포장사업 부문에서는 글로벌 락다운 여파로 실적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궁중비책사업 부문에서 면세채널 매출이 개선되고, 해외 수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며 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제로투세븐은 기존 패션사업부, 궁중비책사업부, 이커머스사업부, 포장사업부, 중국사업부로 영업부문을 구분해왔다. 지난 2020년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패션사업부와 이커머스사업부를 통합했으며, 중국사업부는 궁중비책사업부에 편입됐다.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479억원,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8%, 37.0% 감소했다. 영업 종료를 결정한 패션사업부문의 매출 비중은 14.6%다. 전체 매출의 55.2%를 차지하는 궁중비책은 264억원의 성과를 냈다. 작년 반기(295억원)보다 10% 가량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49.7% 급감한 29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장 부문은 매출 145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7.7%, 156.1% 증가했다.
제로투세븐 측은 "유아동 및 민감 피부 전문 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은 프리미엄 유아동 화장품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국내외 고객 유입을 확장하고 있다"며 "해외사업은 아시아 중심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위생허가 적극 확보 및 중국 마켓 트렌드 고려한 상품 대응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 외에도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아시아 시장 진출을 지속적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 POE 제조사로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제로투세븐 측은 "수출 시장에서는 중국으로 분유 수출을 많이 하는 오세아니아 제관사 및 분유사들은 품질관리가 우수하고 POE 전문인 당사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중국의 소득수준 향상 및 신생아 수 증가에 따른 수출물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 시장에서는 POE를 자체 제조하지 않는 제관사를 공략하고 있으며, 그 결과 최근 공급량이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도 현지 POE 제조사와 경쟁하며 신규 분유 공장에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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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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