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호황에 호실적 불구 부채비율 상승수요 확대에 따른 리스 증가 영향...레버리지 부담 확대 공모채 막혀 CP 및 사모채 발행 확대...차입구조 단기화 고금리 기조에 조달 비용 증가로 재무 건정성 악화 우려500억 P-CBO 추가 발행 검토...금리 방어 불구 차입금 절대치 증가
SK렌터카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부채비율이 500%를 돌파했다. 504.1%로, 작년 말 488.6% 대비 15.5%p 상승했다. SK렌터카의 부채비율은 매년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373.1%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매년 소폭 오르다 2021년 488.6%까지 치솟았다. 빚이 갑자기 늘어난 결과다. 2018년 8024억원에 그치던 총차입금은 2019년 1조원을 돌파했고, 2년 만인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는 작년 말 보다 5% 더 늘어난 2조 1342억원을 기록했다.
아이러니한 건 SK렌터카의 주력 사업인 렌터카 활황으로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음에도 차입금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이다. SK렌터카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 6100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8%, 8% 증가한 수치다.
렌터카 업계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여행 수요가 국내로 집중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렌탈부문 매출액은 4259억원으로, 전년 동기(3534억원) 대비 18% 늘었다. 여기에 신차 출고 지연으로 중고차 수요까지 확대되면서 매각 단가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중고차 매각이익은 390억원으로, 1년 전(210억원)보다 47% 늘었다. 이익이 늘어도 빚 갚는데는 소극적인 셈이다.
그도 그럴게 렌터카 사업은 리스 형태로 자동차를 구입하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 비해 기본적으로 부채비율이 높다. 단가 상 일반 렌탈사에 비해서도 차입금 절대 규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또한 국내 2위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려면 그에 걸맞는 많은 차를 확보하고 있어야 되는데 그만큼 외부 차입이 잦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다보니 레버리지 부담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2020년말 4.8배였던 SK렌터카의 레버리지 비율은 올해 6월말 6.0배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늘게 되면 수익성을 압박하게 된다.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으로 우량 기업으로 분류되나 고금리 기조에선 그다지 매력적인 등급이 아니다. SK렌터카가 최근 공모채가 아닌 금리가 높은 기업어음(CP)이나 사모채 발행을 늘리는 이유다. 이 경우 조달 비용 압박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차입 구조가 단기화 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단기 지급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유동비율의 경우 100% 이하일 때 '위기'를 우려하게 되는 데 SK렌터카의 유동비율은 31.4%에 불과하다. 전체 차입금 내 단기성 차입금 비중도 26.5%에 이른다. 재무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SK렌터카는 또 다시 차입에 나서는 모습이다. 500억원 규모의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담보부채권(P-CBO)'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고정금리 장기물로, 1년 이후에 상환해야 하는 조건이라 금리 부담은 다소 낮은 편이다. P-CBO는 신규 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ABS)이다. 신용보증기금이 비우량 기업의 채권에 보증을 서 'AAA' 등급의 ABS를 발행하는 식이다. 한 때는 신용등급이 낮아 자력으로 사채 발행이 어려운 투기등급(BB+ 이하) 회사들을 위한 제도였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대기업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앞서 SK렌터카는 지난 6월에도 시중금리보다 40bp낮은 금리로 5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기업 SK렌터카 입장에선 P-CBO 발행 자체가 평판 훼손이 뒤따르는 조달 방식인 데다 이 역시 부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모빌리티 사업 육성 의지, SK네트웍스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을 감안할 때 재무 유통성 및 대응력은 갖췄다고 보여진다"면서 "하지만 렌터카 및 중고차 수요 증가와 외형 확대에 따른 레버리지 비율 상승 부담은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SK렌터카 유동성 리스크를 계속해서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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