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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블랙 핑크의 다른 성공 전략

등록 2022.10.04 12:58

블랙 핑크의 다른 성공 전략 기사의 사진

블랙핑크의 미국 빌보드와 영국 UK 차트에서 동시 1위는 문화적 사건이었다. 빌보드는 미국 걸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 이후 14년, 영미 차트 동시 1위는 21년 만이었다.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다. 영미권 걸그룹도 힘든 일을 블랙핑크가 해낸 셈이다.

2001년 미국 걸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Destiny's Child)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팝스타 피욘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톱 시스템이 그들이 특징이라 우리 케이팝의 각자 개성 캐릭터와는 다르다. 양대 차트에서 아시아 그것도 한국 걸그룹이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비교할 수 없는 차이를 갖는다. 세계 3위라는 오리콘 차트는 이제 언급이 되지도 않는다.

사실 걸그룹은 이런 음악 차트에서 인기를 구가하기 힘든 면이 있다. 대체로 보이그룹이 인기가 많고 걸그룹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데 남성들이 실질적인 음악 소비의 파워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여성이 좋아하는 걸그룹이 마땅치 않다. 다만, 1994년 영국에서 결성된 팝 걸 그룹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가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다.

세계적으로 총 8,500만 장이 넘는 음반을 판매해 1차 비틀스에 이어 제2차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으로 평가받았다. 스파이스 걸스는 많은 세계 걸그룹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하지만 스파이스 걸스는 20세기 아날로그 시대의 소산이었다. 더구나 오래 활동하지 못했다.

실물 앨범의 부가 콘텐츠를 비판하는 외신도 있지만, 이는 바뀐 음악 소비 환경에서 얼마나 젊은 팬층이 확보되고 있는지 간과한 지적이다. 블랙 핑크는 '빌보드 글로벌 200'과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는데 이는 실물 앨범이 아니라 스트리밍과 음원 다운로드만 집계한다. 이는 젊은 세대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셧다운', '핑크 베놈'을 비롯해 8곡이 상위권에 오른 것이 이를 방증하기도 한다. 두 차트 동시 1위도 걸그룹으로는 처음이다. 그동안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밖에 없었고, 한국 보이그룹으로 방탄소년단이 유일했다.

블랙핑크 신드롬은 더 이상 신드롬이 아니다. 이제 세계는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니라 보는 음악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SNS를 통해 음악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단지 SNS 때문이라고 하면 지나친 단순화다. 우리 케이팝이 무료로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풀어 놓은 것은 바로 보는 음악의 특징을 잘 살린 것이다. 영상세대들은 단지 음악을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시각으로 보고 청각으로 소비한다. 시각과 청각이 공감각을 일으키면 팬이 되고,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 열성적인 행보를 보이며 팬덤을 형성하게 된다.

블랙핑크는 화려한 댄스 실력을 자랑한다. 적당히 소녀적 감성과 몸짓을 보여주는 방식의 댄스와 차원이 다르다. 보이그룹이 하지 못하는 유연한 집단군무를 자유자재로 보여준다. 블랙핑크의 패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보이그룹의 패션은 단지 대상으로 시각적 소비에 그친다면, 블랙핑크의 의상은 주체적인 모방과 소비의 대상이 된다.

그들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의상 스타일을 보여주고, 이는 한복의 창조적 스타일과도 닿아 있다. 멤버들이 세계적인 패션 기업들의 모델이 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이를 통해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다. 이런 결과로 지난해 9월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33편의 억대 뷰 뮤직비디오와 270억 회의 조회 수를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 100 차트에서 1위를 계속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그들 멤버들은 다국적 구성원들이다. 다문화적 성격을 갖고 있기에 전 세계 팬들이 선호할만하다. 다문화적 스타일과 음악이 SNS를 통해 많은 세계 젊은이들을 팬으로 유입시키고 있다. 이러한 점을 명품 패션업계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블랙핑크는 다문화 다인종이면서 여성과 남성이 모두 좋아하는 양성 복합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블랙핑크는 그들은 단지 눈으로만 소비되는 뮤지션 아티스트가 아니다. 다른 K팝 그룹보다 앨범이나 노래수가 적은 편이다. 인위적으로 앨범과 곡을 판매수익 차원에서 조장하지 않아 왔다. 실력 있는 보컬을 바탕으로 차츰 팬덤을 깊게 늘려왔다. 이 때문에 빌보드에서도 바위처럼 단단하게 팬층이 형성되어 있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했다.

걸그룹이 실제 음반 판매량이나 콘서트 티켓 판매가 뒤떨어진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블랙핑크가 그 선두에 있으며 3세대에서 이제 4세대 에스파,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 케플러, 엔믹스 등으로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도도한 흐름을 과연 그래미 어워즈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전 세계의 눈은 여기에 쏠리기도 한다. 스파이스 걸스도 못 한 일을 우리 케이팝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아날로그 시대가 아니라 21세기 스마트모바일 시대다. 그들이 제발 스마트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케이팝 컬쳐는 계속 인베이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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