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달 실적 10억7000만원···경쟁약 '케이캡' 실적과 비슷 대형병원 랜딩 확대···영업 레전드 이창재 대표 마케팅 사업 맡아해외 출시 위해 기술수출‧NDA 속도
20일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펙수클루는 출시 첫 달인 지난 7월 약 10억7000만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8월에는 15억3000만원, 9월 18억6000만원으로 나타나며 3개월간 총 44억60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이는 월 평균 32%대의 빠른 성장으로, 이대로라면 올해 남은 기간까지 총 6개월간 누적 처방액은 100억원을 가뿐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펙수클루는 차세대 약물인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계열의 국산 34호 신약이다. 같은 계열의 약물로는 지난해 연 1000억원 이상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한 HK이노엔의 '케이캡(테코프라잔)'이 있다.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은 지난 2019년 3월 급여 출시 이후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의 세대교체를 이끌며 약물 처방 트렌드를 변화시켰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817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해 전년 대비 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펙수클루의 첫 달 실적은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캡'의 첫 실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케이캡은 급여 출시 첫 달 약 15억3000만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펙수클루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한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77년간 전통제약사로서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해왔다. 이에 더해 펙수클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국내 영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펙수클루 런칭 첫 달 동안 전국 지역별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펙수클루 심포지엄 'WE are the ONE'을 진행하며 치료제를 알렸고, 지난 7일에는 국내 출시 99일을 맞아 웹 토크쇼를 개최하고 의료진 2800여명과 '펙수클루'의 강점을 확인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펙수클루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은 지난해 말, 제약영업의 전설로 불리는 이창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전승호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를 구축했는데, 젊고 역량 있는 임원 인사가 펙수클루의 시장 진입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1977년생인 이 대표는 동아대 중문학과 졸업 후 2002년 대웅제약에 입사한 이래 전문의약품(ETC) 영업을 시작으로 마케팅 PM, 영업소장을 거쳐 최연소 마케팅 임원으로 승진했다. ETC영업·마케팅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ETC·CH·개발본부를 총괄하며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에 이르게 됐다.
이 대표는 마케팅·영업을 총괄하며 대웅제약만의 차별화된 검증 4단계 전략과 영업의 작동원리를 시스템화 해 매출을 큰 폭으로 성장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이 대표는 마케팅·영업 사업부문을 맡고, 전승호 대표가 연구개발을 맡아 양쪽에서 회사 경영을 이끄는 중이다. 전 대표도 펙수프라잔(펙수클루의 성분명)의 기술 수출을 총 지휘해 세계 14개국에서 1조1000억원이 넘는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펙수클루만의 약효 및 안전성도 시장 안착에 영향을 줬다.
펙수클루는 P-CAB 계열 제제로는 국내 유일하게 '위염 적응증'을 허가 받아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40mg)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10mg) 등 총 2개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이에 펙수클루는 경쟁약이 처방되고 있는 빅5 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 랜딩에도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추가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및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인한 궤양 예방 적응증 추가를 위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다.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임상도 시작 예정이다. 또 복용편의성을 위해 구강붕해정, IV제형(주사제) 개발을 통한 라인업 확대도 준비 중이다.
지난 7일 열린 웹 토크쇼에서 좌장을 맡은 박효진 강남세브란스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펙수클루가 위염 치료에 적응증을 받았다는 부분은 의료진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반가운 일이며,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무인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 교수는 "증상이 동반된 급성위염 환자와 NSAIDs 인한 위염 등에 많은 기대가 된다"고 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출시 1년 내 누적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차세대 글로벌 신약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펙수클루는 현재까지 전세계 15개국에 누적 기술수출 1조2000억원을 달성했고, 브라질, 멕시코, 에콰도르, 페루, 칠레,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총 8개국에 품목허가(NDA)를 신청 완료했다. 국내 출시 3년차인 2024년까지 글로벌 1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출시 의약품이 해외에서 품목허가를 받기까지는 수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케이캡 또한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지난 2020년 현지 임상 1상을 시작했고, 최근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 받아 최종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대웅제약은 국내 출시와 해외 출시 간격을 좁히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 측은 "펙수클루 출시 전부터 라이센스 아웃 등 기술 수출에 노력했고, 해외 NDA 제출 역시 국내 출시 시점에 8개 국가에 완료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펙수클루가 국내에 출시한지 어느덧 4개월차에 접어들었다"며 "대웅제약의 차별화된 검증 4단계 시스템과 소화기 분야에서 축적된 영업력을 바탕으로 펙수클루 출시 1년 내 누적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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