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은 14일 "당사는 흥국생명보험주식회사 전환우선주 인수에 관하여 검토헀으나 이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흥국생명은 지난달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콜옵션)을 이행하지 않기로 했으나 채권 시장 신뢰로 하락 논란이 일어나면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유동성 문제가 일어나자 상환 금액인 5억 달러(약 5600억원) 중 4000억원은 시중은행이 PR(환매조건부채권)을 통해 수혈했다. 하지만 만기가 돌아오는 RP 상환에 또 다시 자금이 필요해진 흥국생명에 지배주주가 같은 태광산업이 지원을 검토한 것이 이번 사안의 배경이다.
태광그룹의 모회사인 태광산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9.45%, 조카 이원준씨(7.49%)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54.53%를 보유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 전 회장이 56.3%를 소유하고 있어 태광산업과 대주주가 같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태광산업이 흥국생명 주식을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아 태광산업의 흥국생명 증자 참여는 '배임'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태광산업과 흥국생명이 표면적으로는 같은 태광그룹 계열사로 분류돼 있긴 하나, 태광산업은 흥국생명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동일한 지배주주를 갖고 있다는 것 말고는 사실상 관계가 없는 흥국생명의 유동성 위기를 왜 태광산업이 해결해야 하는지, 아무런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9일에는 태광산업 지분 5.8%를 보유한 트러스톤자산운용 역시 반대 성명을 냈고, 11일에는 경제개혁연대도 같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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