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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미국서 일낸 현대차·기아···미래차 경쟁력 확보는 '과제'

산업 자동차

미국서 일낸 현대차·기아···미래차 경쟁력 확보는 '과제'

등록 2023.03.02 16:56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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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째 월별 판매기록 경신···"물량확보·상품성·디자인 덕"아반떼·텔루라이드 잘 팔리고 전기차는 부진···IRA 시행 영향상품성 높아도 라브4에 밀리는 투싼 "브랜드 신뢰도 올려야"

미국서 일낸 현대차·기아···미래차 경쟁력 확보는 '과제'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월별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순항하고 있다. 디자인과 품질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데다 물량도 원활하게 공급된 덕분이다. 다만 아직 부족한 브랜드 신뢰도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차 경쟁력 확보는 과제로 지적된다.

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5만7044대를 판매했다. 이는 2월 기준 최대 실적으로, 현대차는 4개월째 판매 신기록을 이어갔다.

현대차의 이 같은 호실적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코나가 이끌었다. 아반떼는 전년 동기 대비 53% 급증한 1만371대가 팔렸고, 코나도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6080대가 판매됐다. 미국시장 주력 차종인 싼타페(7993대)는 1% 가량 줄었지만 1만4031대나 팔린 투싼은 9%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의 북미 전략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도 9% 증가한 2868대 판매되며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의 엔트리 모델인 베뉴도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537대가 판매됐다. 다만 대형SUV인 팰리세이드는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6742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CEO는 "지난 수개월동안 기록적인 소매 판매량을 기록한 이유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강력한 마케팅,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딜러점의 노력 덕분"이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성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기아도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6만859대를 팔아치우며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7개월 연속으로 월간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전년 동기 대비 276%나 급증한 1만117대나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쏘렌토(7012대)와 카니발(2460대)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85%씩 늘었다. 북미 전략모델인 텔루라이드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9023대를 기록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서 일낸 현대차·기아···미래차 경쟁력 확보는 '과제' 기사의 사진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유로 원활한 물량 공급이 첫 손에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는 주요 경쟁사들이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차질을 겪을 동안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물량을 잘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릭 왓슨 기아 미국판매법인 영업담당 부사장은 "기아는 올해 2개월 연속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하며 성공가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생산물량과 재고 수준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세단, SUV, 전기차 등 판매 라인업 전반에 걸쳐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M, 포드 등 북미 시장의 주요업체들이 세단형 승용차의 생산을 줄이고 있는 것도 현대차‧기아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준중형 세단인 현대차 엘란트라와 기아 포르테는 지난달 동시에 1만대 판매를 넘기면서 전체 판매를 주도했다.

토요타, 혼다 등 주요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현대차‧기아의 품질이 빠르게 개선된 것도 중요한 배경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와 기아는 품질을 크게 개선하고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면서 '싸구려차'라는 기존 인식을 깨뜨렸다"며 "충돌 안전성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하면서 동급기준 상품성이 좋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 대비 저평가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판매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반면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성과만 놓고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 브랜드 신뢰도가 일본 업체에 못 미치고 있고, 전기차 판매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서다.

이에 대해 이호근 교수는 "현대차 투싼은 토요타 라브4보다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 판매량은 라브4가 훨씬 높다"며 "오랜기간에 걸쳐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쌓아온 일본 업체들처럼 초기 품질 외에 내구성 제고, 서비스 인프라 확대 등의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 이항구 원장은 "기존 내연기관차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차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향후 3년 안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판매실적을 바탕으로 미래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확대는 현대차‧기아에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한국산 전기차의 판매가 쉽지 않아졌고, 테슬라의 할인 정책으로 제값받기를 고수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전기차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지난 2월 미국시장에서 크게 부진했다. 아이오닉5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2074대를 기록했고, EV6는 39% 급감한 1294대에 그쳤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의 가장 큰 변수는 IRA"라며 "올해부터 경쟁사들이 다양한 전기차들이 출시할 예정이고, 리스와 렌터카도 보조금 지급대상으로 인정되면서 전기차 리스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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