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붕괴로 시장 '메이저 플레이어' 연쇄 하락 겪어USDC '디패깅', 시장에 잠시 지난해 'UST 참사' 오마주'구원의 손길'에 거센 SVB發 파도, 잠시 진정세 보여SVB 시장 영향력에 정확한 피해액, 현재 추산 어려워
캘리포니아 금융보호국(DFPI)이 10일(현지시간) 유동성 부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의 폐쇄를 결정, 사실상 SVB이 파산했다.
SVB는 암호화폐 기업들의 준비금을 보관하는 은행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게 암호화폐와 법정화폐 간 달러 환전 창구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사실상 암호화폐 기업들의 '자금줄'을 쥐고 있던 은행이었다.
SVB 파산은 암호화폐 시장을 '대혼란'으로 밀어넣었다.
# 시총 2위 스테이블코인 USDC의 디페깅, '도미노 전염' 재유발···UST 데자뷰?
SVB 파산에 시장 내 제일 먼저 눈에 띈 피해는 USDC '디패깅'이었다.
USDC의 달러 준비금 보관 은행 중 하나인 SVB이 파산하며 고객들의 USDC '패닉셀'이 이어진 것.
달러와 동등한 가치를 유지한다는 '스테이블코인' USDC의 기본 전제가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USDC 홀더들이 너도나도 보유한 USDC를 매도하고 나섰다. 고객들의 패닉셀은 USDC의 디패깅을 가속화 시켰다.
11일 USDC는 0.87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발생한 '테라 USD(UST) 디패깅 참사'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난해 테라 재단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테라 USD는 달러 연동성을 잃으며 준비금으로 사용된 코인 루나(LUNA)의 급락을 유발했고, 이것이 시장에 대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 2위 USDC의 디패깅은 USDC가 형성한 복잡한 관계도와 맞물리며 시장 내 큰 연쇄 하락을 만들었다. 준비금을 USDC로 지정한 스테이블코인 DAI의 연쇄 디패깅을 시작으로 시가총액 10위에 속한 스테이블코인 중 테더(USDT)를 제외한 9개의 스테이블코인들이 일시적으로 디페깅을 보였다.
USDC를 준비금으로 직접 보유하거나 크게는 같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점 등 대다수의 메이저 스테이블코인들이 USDC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성을 가지며 다같이 디패깅에 빠진 것.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달러의 역할을 대리하며 사실상 기축통화 역할을 수행하던 스테이블코인들이 달러와의 연동성을 잃어버리자 이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타 암호화폐들의 하락을 유발하며 시장을 큰 혼란으로 밀어 넣었다.
# '구원의 손길'에 SVB發 혼란, 잠시 '주춤'
USDC의 발행사 서클은 1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SVB에 보관되던 USDC의 준비금은 약 33억달러(한화 약 4조3369억원)로, SVB 파산에 따른 피해금을 전액 회사 자금으로 충당 할 것이란 소식을 밝혔다.
이 후 13일 미국 정부는 고객이 SVB에 맡긴 돈을 보험 한도 상관없이 전액 보증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정부의 발표와 함께 미국 재무부,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동일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공식 성명을 통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연준과 FDIC의 권고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협의한 결과, SVB 모든 예금주를 완전히 보호하는데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
모든 SVB 예금주는 13일부터 예금 전액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주주와 담보가 없는 일부 채권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구원의 손길에 SVB 붕괴로 시작된 혼란은 잠시 진정세를 찾는 것처럼 보인다.
13일 오전 10시 코인마켓캡 기준 USDC가 0.96달러를 기록하며 달러 연동성을 서서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BTC)역시 13일 오전 10시 코인마켓캡 기준 약 2만2490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약 9% 상승을 보이고 있다.
# SVB發 혼란이 남긴 상처, 그 후는?
유명 블록체인 밴처 캐피탈(VC)이 발간한 보고서는 SVB 붕괴 후 블록체인 벤처 캐피탈 피해액이 60억달러(한화 약 7조8822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보고서는 SVB 파산으로 인한 가시적 블록체인 밴처 캐피탈 자금 피해액을 서술했다. 여기에는 안데르센 호로이츠의 28억5000만달러, 패러다임의 17억2000만달러, 판테라 캐피탈의 5억6000만달러가 포함된다.
언급된 블록체인 밴처 캐피탈이 코인베이스, 유니스왑, 지캐시(ZEC), 앵커 프로토콜(ANKR), 코스모스(ATOM) 등 시장 내 쟁쟁한 메이저 거래소, 프로젝트들과 연관되어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SVB 파산으로 인한 시장 피해액은 상당하며 현재로서는 정확한 추산이 불가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SVB 총 예금액 약 1754억 달러(약 232조 원)로 이 중 95%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가 제공하는 예금자보호 한도(25만 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뉴스웨이 권승원 기자
ksw@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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