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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주정 가격 10% 올랐는데"···정부 눈치에 속타는 주류업계

유통·바이오 식음료

"주정 가격 10% 올랐는데"···정부 눈치에 속타는 주류업계

등록 2023.04.14 16:16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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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실태 조사까지 나서며 전방위적 압박 주류업계, 가격동결 선언했지만···인상 압력↑

한 편의점 주류코너에 진열된 소주. 사진=유지웅 기자한 편의점 주류코너에 진열된 소주. 사진=유지웅 기자

주류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주 핵심 원료인 주정 가격이 10%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가운데 '서민의 술' 소줏값마저 인상하게 되면 주류업계는 거센 후폭풍을 맞게 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주정판매는 18일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지난해 평균 7.8% 값을 올린 데 이어 2년 연속 인상이다.

대한주정판매는 10개 국내 주정 제조회사가 지분을 참여해 만든 판매 전담 회사다. 소주업체는 대한주정판매로부터 주정을 매입, 물과 감미료를 혼합해 소주를 만든다. 원재료 가격이 9.8%나 오르니 소줏값은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월 소주값이 병당 6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정부는 실태조사까지 나서며 가격 동결을 요구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롯데칠성·오비맥주 등 주류업계는 일제히 가격 동결 방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가 주류업계의 가격 인상 동향과 이익 규모, 독과점 등에 대한 조사 계획을 내놓으면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출고가 인상 압박이 높아졌다는 게 문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주정(에탄올) 원료인 타피오카 전분 가격은 1톤당 525달러로 지난해 2월(492.5달러)보다 7% 상승했다.

맥주 원재료인 국제 보리 가격은 2021년 33% 올랐다. 이달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도 작년보다 리터당 30.5원 오른 885.7원이다. 빈병, 병뚜껑 등 원부자재 가격은 물론 물류비와 인건비도 상승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식품이 전반적으로 가격이 올라 국민 정서가 예민한 상태고, 무엇보다도 정부 압박이 심하다"면서 "주재료 가격이 10% 가까이 오르는 등 분명한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 언제까지 수익성 저하 문제를 안고 갈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선 인상 계획이 없다"면서도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고려해 인상 시기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부분 업체들은 지난 2008년과 2012년, 2022년 주정값 인상 이후 한 달 내 가격을 조정했다.

업계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수익성이 악화하는데, 무턱대고 '가격 인상 말라'고 옥죄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며 "기업 팔을 비틀어 물가 잡는 때는 이제 지났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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