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차바이오텍·제일약품, '기술수출'로 흑자알테오젠, 'ALT-B4' 기술이전만 4건···2분기 마일스톤 수령바이오협회 "기술력 인정 받아···업계 전반에 긍정적"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의 올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1280.3%나 성장한 3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28억원, 당기순이익은 246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ABL301'의 성공적인 임상 1상 첫 투여로 2500만 달러(약 334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한 것이 영향을 줬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1월 사노피와 최대 10억6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ABL301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회사는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7500만달러(약 910억원)와 비임상 독성실험 완료에 따른 단기 마일스톤 2000만달러(약 278억원)를 지난해 수령했다.
이에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6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2.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9억원, 순이익은 32억원이었다.
많은 국내 바이오벤처가 기술수출로 수익을 창출하고, 해당 수익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추구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와 같은 빅딜 성사 사례는 드물다.
회사는 공격적인 R&D 투자 확대로 자체 이중항체 플랫폼들을 구축했다.
'ABL301'에 적용된 기술은 그랩바디-B 플랫폼으로, 중추신경계(CNS) 질병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의 뇌혈관장벽(BBB) 침투를 향상시킨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올해는 1분기부터 우수한 실적을 달성한 만큼, 다각화된 파이프라인 구축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꾸준히 향상시켜온 이중항체 연구 역량 및 개발 노하우 덕분에 항체가 활용되는 어떤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파이프라인들을 유연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바이오텍도 기술수출 매출이 반영되며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720% 증가한 20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271% 증가한 178억원으로 집계됐고, 매출액는 31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20% 성장했다.
실적 상승의 주요인은 지난 3월 글로벌 기업과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에 있다. 회사는 일본 글로벌 제약회사 아스텔라스의 자회사인 아스텔라스 재생의학센터(AIRM)와 3200만 달러(약 43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반환 조건 없는 선지급금 1500만 달러(약 200억 원)가 입금돼 모두 매출로 반영됐다.
차바이오텍은 높은 매출 성장과 수익 실현을 통해 자체 현금창출로 R&D를 지속할 수 있는 차별화된 사업구조를 구축했다는 입장이다.
현재 회사는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CBT101, 퇴행성 요추 추간판으로 인한 만성요통세포치료제 CordSTEM-DD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후속 임상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글로벌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하고 R&D 부문의 인·허가 역량 강화에 나섰다.
R&D 부문을 총괄하는 이현정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허가개발실, 임상운영실, 임상개발실 등에 각각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나혜정 상무, GC녹십자 출신 강재선 상무, 임상약리학 전문의이자 진메디신 임상개발팀 이사 출신 장경호 상무를 영입했다.
회사측은 "이를 바탕으로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추가 파이프라인 확충 등 세포치료제 상업화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전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ALT-B4) 관련 기술 수출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회사는 해외제약사와 521만 7896달러 규모 기술수출을 통해 올 1분기 별도기준 67억원의 매출 실적을 냈다. 전년 대비 955.9% 성장한 수치다.
ALT-B4는 알테오젠이 자체 개발한 SC 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이 적용됐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글로벌 탑10 제약사와 연달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2021년 인도의 글로벌 제약사 인타스, 지난해 말 스위스 산도스와도 계약을 체결하며 4년 연속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2분기에는 'ALT-B4'의 기술수출 관련 마일스톤이 인식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달 3일과 4일 각각 공시를 통해 ALT-B4 관련 마일스톤 기술료 수령 사실을 알렸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글로벌 10대 제약사로부터 수령한 것이다.
규모는 각각 168억4020만원(1300만 달러), 39억5000만원(300만 달러)다. 제일약품도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기술 수출 계약금 유입으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손익은 지난해 -35억원으로 적자였으나 올해 16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800억원에서 올해 1911억원으로 성장했다.
앞서 온코닉테라퓨닉스는 지난 3월 중국 리브존파마슈티컬과 총 1600억원(1억2750만 달러) 규모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자스타프라잔'(개발코드명 JP-1366)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약 200억원(1500만 달러)이고, 개발과 허가,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약 1450억원(1억 1250만 달러)의 기술료를 받는다. 상업화 이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는 추가로 지급받는다.
자체 제품이 있는 1세대 바이오벤처 메디포스트는 세포치료제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또 원가 절감 등 전반적인 수익구조도 개선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회사의 별도기준 1분기 매출액은 173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을 기록했다.
메디포스트의 성장을 견인한 파이프라인은 무릎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이다.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37.7% 성장했다.
다만 메디포스트는 창립 20여 년이 넘은 지금까지 '카티스템' 이후 상용화된 제품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국내 및 해외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임상 환자 투약을 완료한 주사형 골관절염 치료제 'SMUP-IA-01'의 국내 2상은 1년간의 관찰 기간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계획이며, 카티스템의 해외 진출을 위한 일본 임상3상은 올해 초 첫 환자 투여를 시작으로 환자 등록을 가속하고 있다.
미국 임상3상도 FDA와의 협의와 현지 생산공장 기술이전 등 임상승인신청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약 개발 바이오텍들은 상용화된 제품이 없는 경우가 많고, R&D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해 매년 적자 늪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수출 등으로 인한 실적개선은 기업들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기술수출을 통해 우리 기업의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또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로 자금 유동성 추가 확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국내 바이오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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