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현실로···활용성 주목일각선 모바일 환경 바꿀 '게임 체인저' 분석도침체된 메타버스 산업, 본격 성장 이끌 가능성
비전 프로가 만들 세상, 어떻길래?
비전 프로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3) 도중 공개된 MR헤드셋이다. 얼마 전 메타가 선보인 '퀘스트3'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다만 기존 MR헤드셋의 단점으로 지목되던 기능을 보완했다. 조작부인 '컨트롤러'를 과감히 없애고, 사용자의 눈동자와 손동작, 목소리를 입력 시스템으로 채택했다. 손가락 두 개를 꼬집듯이 쥐면 앱이 선택되고, 손가락을 올리면 스크롤이 되는 식이다. 인공지능(AI) 비서 시리를 통해 음성 명령을 내리고, 눈을 움직이는 수준으로도 앱을 작동할 수 있다.
팀 쿡 CEO는 "완전히 새로운 입력 시스템과 수천개 이상의 기술 혁신을 선보이며 사용자들에겐 엄청난 경험, 개발자들에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용 범위도 무궁무진하다. 비전 프로는 기존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지원한다. 이용자는 눈앞에 거대한 4K 디스플레이를 띄워 다양한 앱을 원하는 크기로 나란히 배열해 업무에 활용하거나, 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고 블록버스터 영화를 시청할 수도 있다.
영상통화(페이스타임) 경험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통화에 참가한 모든 인원은 실물 크기 타일로 구현된다. 공간 음향 기술로 통화 상대방이 위치한 곳으로부터 음성이 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비전 프로를 착용한 사용자는 머신 러닝 기법으로 탄생한 '페르소나'(Persona·아바타)로 표현되며, 표정과 손짓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통화 참가자들은 함께 사진을 둘러보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꿈에서나 그리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명장면이 현실화하게 된 것이다.
"메타버스 산업 본격 성장 트리거"
팀 쿡 CEO는 비전 프로를 두고 "아이폰(iPhone)이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연 것처럼, 공간 컴퓨팅 시대를 열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이폰이 피처폰 중심의 모바일 환경을 완전히 바꿨듯 비전 프로 역시 '게임 체인저'로서 역할 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아이팟·아이폰 등 시장이 예상치 못한 혁신 제품들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며 정보기술(IT) 업계 변화를 주도해 왔다.
특히 묵묵히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해 온 기업들의 기대가 크다. 두 솔루션 모두 '현실 공간과 가상세계 결합'을 추구, 동반 성장하는 효과가 예상돼서다. 국내에서는 IT(네이버제트 제페토 등)와 통신(SK텔레콤 이프랜드·KT 지니버스·LG유플러스 메타슬랩 등), 게임(컴투스 컴투버스 등) 업계에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비대면 시대 핵심 플랫폼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대중의 관심은 금세 식었고, 이들은 곧 시작될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공간 컴퓨팅을 구현한 하드웨어(비전 프로)가 등장하면서, 3D 기기의 콘텐츠 및 서비스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컴투버스는 3차원 공간에서 다양한 정보·콘텐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비전 프로와 같은 기기와 융합은 그 사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SKT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2D 기반 경험이 공간 기반의 좀 더 실감 나는 3D 경험으로 진화·발전한다는 측면에서 파워풀한 MR헤드셋(device) 출시 및 보급 확대는 메타버스 산업 본격적 성장의 중요한 촉매제(trigger)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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