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조선·에너지 다 잡는다"···HD현대, 베트남 사업 강화

정기선 HD현대 사장, 尹 베트남 경제사절단 동행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개최···성과 기대감 ↑

정기선 사장이 이끄는 HD현대가 베트남 사업을 확장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정기선 사장이 이끄는 HD현대가 베트남 현지서 순항하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은 최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포함, 꾸준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조선업에 이어 건설기계 및 정유 등 사업도 빠르게 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정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됐다. BIE 총회는 오는 20~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며, 오는 11월 예정된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4차 PT가 진행된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12개 그룹 총수들이 참석한다. 이들은 BIE 총회에 참석한 뒤 베트남으로 건너가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은 총 205개 기업으로 꾸려진 역대 최대 규모다.

정 사장이 해외 방문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에 동행했고, 4월에는 미국 국빈 방문 수행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정 사장이 경제사절단 명단에 오르자 최근 베트남 사업을 적극 키우는 HD현대에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제사절단이 참석할 포럼은 양국이 미래산업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사업을 넓힐 수 있는 기회들이 마련돼 있어서다.

HD현대는 현재 베트남 현지서 조선업(현대베트남조선)을 비롯해 ▲전기전자(HD현대일렉트릭) ▲태양광(HD현대에너지솔루션) ▲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정유·석유화학(HD현대오일뱅크) 등 계열사들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먼저 HD현대 조선 부문 계열사 현대베트남조선은 최근 신조선 사업진출 15년 만에 선박 누적 199척을 수주하며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베트남조선은 지난 1996년 현대미포조선과 베트남국영조선공사 간 이뤄진 합작회사다.

지난 2009년 5만6000톤(t)급 벌크선 'E.R 베르가모'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57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또 베트남이 지난해 인도한 선박 중 80.5%를 현대베트남조선이 인도해 동남아 최대 조선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기전자 사업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동남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21년 6월 베트남 호치민에 판매 지사를 개설해 중저압차단기 양산에 나섰다. 그간 관련 사업은 북미 시장에 역량을 집중했지만, 수익성과 외형 확장을 위해 동남아로 영토를 넓힌 것이다. 양산품은 현재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을 이끄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베트남 현지 기업과 협력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방침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베트남 태양광 제조기업 비나솔라(Vina Solar)에 모듈 외주 생산을 맡겨오며 태양광 비중을 높여오고 있다. 업계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향후 증설 설비 및 베트남 등의 위탁 생산 물량을 통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외 HD현대인프라코어는 호치민에 고객사 대상 엔진 관련 정보 및 교육 제공을 위한 엔진 트레이닝 센터를 설립하며 고객 편의 증대에 나섰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베트남 바리아붕따우성에 20만배럴 규모의 석유제품 저장기치를 구축, 동남아 지역 수출 확대에 나섰다.

업계는 베트남에서 활약을 보이고 있는 HD현대가 가져올 성과에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동남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현지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이나 협약 체결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