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STX중공업 인수 반년째 '깜깜무소식'HD한국조선해양 "인수戰, 현재까지 변경된 사항 없어"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월 선박용 엔진 제조업체 STX중공업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으나, 인수 추진 6개월(예비입찰 기준) 만에 가격을 둘러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
협상 중단 이유는 매입 금액 가격 차이로 풀이된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STX중공업과의 인수는 가격이 맞지 않아 협상이 잠정 중단됐지만, 딜 자체가 깨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사가 원하는 구체적인 금액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가 예측했던 1000억원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초 시장은 STX중공업 인수 금액으로 최소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화그룹이란 경쟁상대가 있었던 점, STX중공업의 지분가치(당시 8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20~30%)을 더했을 경우 약 1000억원 이상이 추산된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기존 경쟁자였던 한화그룹이 인수전에서 빠지면서 업계가 예측한 1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STX중공업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STX중공업이 아닌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발길을 돌려 본입찰은 참여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늘어나는 선박용 엔진에 대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HD한국조선해양도 "HD현대중공업의 엔진 기술을 STX중공업의 기술과 접목시켜 중소형 엔진까지 스펙트럼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TX중공업의 핵심 사업은 엔진 사업이다. 주력인 ▲DF(Duel Fuel, 이중연료)엔진 ▲디젤엔진을 비롯한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 친환경 사업 등도 영위하고 있어 국내외서 친환경 사업을 키우는 HD한국조선해양과의 시너지로 업계 기대감을 모았다.
인수에 대한 진척은 없으나, HD한국조선해양은 무리한 인수 대신 기존 사업을 우선순위로 두고 적극 키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 조선 3사 중 상반기 수주전서 1위를 달리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날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량과 누적 금액은 93척, 114억2000만달러다. 연간 수주 목표액(157억4000만달러)의 무려 73.8%를 잠정 달성한 규모다.
영국·노르웨이 등 해외 기업들과 잇따른 양해각서(MOU)도 체결하며 친환경 시장 선도도 앞장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 초 열린 조선해양박람회 '노르시핑 2023'에 참가, 영국 로이드선급(KR)·노르웨이 해운사 등과 17만4000㎥ LNG 운반선의 전(全) 생애주기 탄소 배출량 산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STX중공업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올해 3월 본입찰에도 참여하며 STX중공업(지분 47.81%)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STX중공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건 4년 만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 때와) 변경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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