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정기인사 "그간 문제 걷어내는 시발점이 되길"인사 후엔 "줄대기·일감몰아주기 없앤다 선언할 것"경영 방향성은 '뉴 디지코'···'통신+IT'로 신시장 선점
김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르메르디앙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는 11∼12월로 예정된 2년 만의 정기인사에 대해선 "여러가지 문제를 걷어내고 KT인들이 마음을 합쳐 함께 출발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랐다.
앞서 KT는 김 사장과 같은 외부 출신 대표이사 취임했을 때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석채 전 회장 때는 6000명, 황창규 전 회장 때는 8000명에 달했다.
김 사장이 지난달 30일 취임한 후 이틀 만에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을 보직 해제하자, 회사 안팎에서는 과거와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작된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KT를 둘러싼 부정적 이미지부터 개선하려는 의도로 읽혀서다. 박 사장과 신 부사장은 KT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강 사장은 구현모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힌다.
김 사장이 올해 인위적 구조조정을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인력 문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에 그런 일들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정리하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직 내 인사 줄대기 소문 등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연말 인사가 끝나면 이런 것을 없앤다고 조직에 선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안목을,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조직에 있다면 머릿속에서 다 포맷해달라고 말할 것"이라며 "그런 걱정은 곧 없어질 것이고,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 KT(One KT)를 지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친정인 LG그룹 출신 인사들을 발탁, 요직에 앉힐 수 있다는 소문에 대해선 일축했다. 김 사장은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를 거쳐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LG CNS 대표이사로 활동한 LG맨 출신이다.
그는 "내부의 훌륭한 인재를 선발하고, 함께 성장하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면서 "만약 생소한 분야에 꼭 필요한 인재가 있다면 외부에서 수혈하겠지만, 특별히 LG 사람을 데려올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속된 통신비 인하 압박에는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고객, 종업원, 주주 모두 피해를 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제안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KT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제시했다. 회사 본업인 통신에 IT 역량을 더하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으로, 아직 초기시장인 스마트시티·메타버스·디지털 헬스케어·에너지 등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KT의 통신 기술력은 대한민국 1등"이라며 "여기에 IT 역량이 충족되면 우리가 진출할 수 있는 길은 무한하다. 부임하는 동안엔 힘들여서 해 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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