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동산PF 연체율, 상반기 동안 7%P↑중·후순위 비중 높은 중소형사 재무 부담 늘어나해외 부동산 적극 투자한 대형사도 리스크 여전해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부동산 PF 관련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함께 증가하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대출로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창현 의원실에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17.28%로 지난해 말 10.38%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19%에서 2.17%로 1%포인트 증가했다. 증권사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1.8%(1조2000억원)로 지난해 말(14.8%)보다 7%포인트 올랐다.
특히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되지 못하면서 증권사의 자금 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 본PF 대출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고금리 단기 대출이다. 브릿지론에서 착공인허가를 받아야 본PF로 전환할 수 있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공사비 증가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자 본PF로 전환하지 못하고 만기를 연장하며 버티고 있는 사업장이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의 전체 브릿지론 익스포저 중 90%에 달하는 7.2조원 가량이 1년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이다. 이 중에는 올해 만기 예정이었던 약 5조원 규모의 브릿지론 중 이미 한 차례 이상 만기를 연장한 경우도 포함돼 있다.
또 만기까지 1년이 남지 않은 이 브릿지론 중 4조원이 중·후순위인 것으로 나타나 건전성 관리 부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F는 변제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 중순위, 후순위로 나뉜다. 중·후순위는 사업장이 부실해졌을 때 회수가능성이 낮아 리스크가 높다.
한국기업평가는 "브릿지론 대부분이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할 예정으로 향후 1년간 증권사의 PF손실 부담이 과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에 비해 PF손실로 인한 재무부담 수준과 대응력 부분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지원 정책 등으로 유동성 면에서는 지난 연말보다 시장의 상황이 나아졌지만, PF사업 부실로 인한 증권사의 신용리스크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충당금 추가 적립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대형사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중소형사에 비해 중·후순위의 비중이 낮고 자기자본이 큰 만큼 리스크 흡수 능력이 우수해 국내 부동산 PF에 대해서는 안정적이라고 평가되지만 해외대체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온 만큼 해외 부동산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중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었던 2.6조원 중 약 90%가 만기연장됐다. 해외 익스포저 중 약 80%가 2023~2026년도에 만기 예정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원격근무 확대와 고금리로 주요 투자처였던 미국과 유럽 오피스 시장이 위축되면서 만기 연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만기 시점까지 자산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손실이 크게 인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우선 관련 사업의 위험 관리에 집중하여 수익 변동성을 최소화 하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잠재적인 재무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적립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적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022년 4월 이후로 해외 부동산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시장이 가치 대비 과열됐다고 판단해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기존 해외 부동산 거래들에 대해서는 개별 거래의 상황을 고려해 만기 연장, 매각 검토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류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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