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유전질환 'SMA' 최초 치료제 10월부터 '3세이하' 연령제한 삭제 바이오젠코리아, 환자 지원 강화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의 한국 법인 바이오젠 코리아의 황세은 대표는 2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급여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번 급여기준 확대를 통해 더 많은 국내 SMA 환자들이 약물치료 기회를 얻고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SMA는 운동신경과 관련된 SMN1 유전자의 결실 또는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SMN1 단백 발현을 감소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되거나 호흡에 문제가 생겨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실제로 SMA는 증상 발현 시기에 따라 1~4형 4가지로 유형을 구분하는데, 생후 0~6개월에 증상이 발현되는 1형의 경우 보통 2년 이내에 사망한다. 7~18개월에 발현되는 2형은 스스로 앉을 순 있지만 걷지는 못하고 70% 정도가 25세 미만에서 사망한다.
생후 18개월 이후 증상이 나타나는 3형은 만 3세 이전에 발병하면 3a형, 만 3세 이후에 발병하면 3b형으로 구분하는데, 보행이 가능하고 기대수명도 평균 수준이지만 근육위축 등의 증상이 서서히 발현되는 특징이 있다.
스핀라자는 SMA를 치료하는 최초의 치료제로, SMN2 유전자에서 SMN1 단백 발현을 증가시켜 증상을 개선시킨다. 소아 및 성인 SMA 환자 모두에서 효과적이며 전 세계 60개국에서 승인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의약품 한 병이 1억원에 가깝고, 급여 기준도 까다로워 환자들의 접근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핀라자는 첫 4회 간 도입 용량을, 이후 4개월마다 유지 용량을 척수강 내에 투여해야 한다. 기존에는 '5q SMN-1' 유전자의 결손 또는 변이가 있다는 유전자적 진단을 받고, 만 3세 이하에서 SMA 관련 임상 증상 및 징후가 나타나며, 영구적 인공 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았어야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발병 시기가 늦고 약물치료의 임상적 유용성이 불확실한 3b형 환자는 운동기능 소실, 보행장애, 근육약화 등의 증상이 나타나도 급여를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급여 기준 확대로 '3세 이하' 연령제한 조건이 삭제되면서 만 3세 이후 증상이 발현된 SMA 3형 환자들도 스핀라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박형준 강남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박 교수는 "기존에 SMA 치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동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지연하거나 보존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며 "스핀라자 국내 도입 이후 영유아 환자들이 정상적인 발달 지표를 달성하거나 이전에 하지 못했던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등 운동기능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치료 사례가 다수 확인되면서 SMA 치료 접근방법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MA 3b형 환자들도 점진적인 근육 약화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겪지만 스핀라자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해 물리, 재활 치료와 같이 보조적인 치료에만 의존하고 있었다"며 "이번 급여기준 확대로 3b형 환자들 또한 근본적인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운동기능이나 삶의 질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교수는 급여 중단 기준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스핀라자는 약물 투여 후 운동기능의 유지 또는 개선을 2회 연속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급여적용을 중단하고 있다.
그는 "증상이 서서히 좋아지는 사람도 많아서 나중에 호전될 가능성이 있는데 기간을 너무 짧게 보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보험급여에 더해 본인부담상한제가 적용되면 환자들의 부담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간 본인부담금의 총액이 개인별 상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 금액을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제도다. 환자는 소득분위에 따라 87만원~780만원까지만 부담하면 된다. 여러 차례 치료를 받더라도 연간 부담 비용은 똑같다.
최정남 바이오젠 코리아 의학부 상무는 "스핀라자는 척수강 내 주사요법을 통해 질환의 근본 원인이 되는 중추신경계에 직접 투여해 작용하는 SMA 최초 치료제로 이미 장기 안전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한 바 있다"며 "바이오젠 코리아는 의학적인 부분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산정 특례와 같이 고가의 약제비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제도 설명 및 서류 제출 등도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매우 드물게 8년 이상 축적된 최장기 임상 연구 데이터와 RWE를 보유한 스핀라자가 이번 급여기준 확대로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바이오젠 코리아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던 SMA 분야 최초의 치료제인 스핀라자를 통해 국내 SMA 치료 표준을 세우고 환자들의 삶과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SMA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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