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에 몰리는 투자자들···증권가 옥석 가리기 필요

연내에 제도권 토큰증권 발행·유통 시장 가시화될 전망

전문가들 "매력적인 기초자산 발굴이 기업 역량 가를 것"

그래픽=이찬희 기자

토큰증권이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관련 종목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을 맞아 유관기관 및 기업들이 연내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발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12월 4~6일) 케이옥션(33.14%), 갤럭시아머니트리(31.06%), 우리기술투자(29.90%), 핑거(21.75%), 아이티센(17.12%), 서울옥션(10.97%) 등 토큰증권 관련주들은 큰 폭으로 오르며 테마주를 형성했다.

이는 토큰증권 시장의 개화가 드디어 목전으로 다가왔다는 시장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토큰증권 제도화는 지지부진한 분위기였다. 올해 2월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으나 이후 지난 7월 국회에서 발의된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은 계류됐다.

하지만 11월말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28일에는 한국거래소가 토큰증권 유통 시장을 개설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 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혁신금융심사 본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거치고 나면 연내에 토큰증권의 장내 유통 시장을 시범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각투자 업체들 역시 연내 증권 발행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인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는 각각 지난달 23일과 28일, 이달 1일 금융감독원에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금감원의 심사를 통과한다면 비정형증권의 상장이 연내 최초로 이뤄질 전망이다. 비정형증권은 토큰증권을 제도화하기에 걸맞은 새로운 증권의 형태로, 기존 금융투자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았던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한다.

실제로 토큰증권 관련 종목들은 거래소의 혁신금융 서비스 신청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28일과 투게더아트가 증권신고서를 낸 직후 영업일이었던 이번달 4일에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20%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은 각각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인 투게더아트, 서울옥션블루의 모회사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효성그룹 계열 블록체인 전문 기업으로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한 6개의 비정형증권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핑거는 스마트 금융 플랫폼 핀테크 기업으로 토큰증권 신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두나무의 지분을 8% 가량 보유하고 있으며 두나무의 자회사이자 블록체인 기술업체인 람다256에 투자하는 등 토큰증권 플랫폼 연관 기업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아이티센은 하나금융 토큰증권 플랫폼 운영 사업자로 금, 원자재 등 실물신탁수익증권 기반 토큰증권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은 좋으나 '옥석 가리기'를 통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토큰증권 특성상 초기에는 다양한 장외 소규모 유통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초기에 어떤 장외거래 플랫폼이 매력적인 기초자산을 증권화해 시장의 관심도를 높이느냐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업의 주요 역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