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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지주회사' 늪에 빠진 DB그룹, 1년 만에 공정위 '타깃'

산업 재계

'지주회사' 늪에 빠진 DB그룹, 1년 만에 공정위 '타깃'

등록 2023.12.18 14:00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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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비율 63.4%···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필요DB하이텍 목표주가 7만6천원···"실적 개선 국면"DB메탈 합병 철회···자산가치 높이는 방안 불가

'지주회사' 늪에 빠진 DB그룹, 1년 만에 공정위 '타깃' 기사의 사진

DB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늪에 빠졌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타깃'에서 벗어났으나 자산가치가 높아지면서 1년 만에 다시 부담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해 '재무리스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DB그룹은 지주회사 보유 대기업집단 변동 현황 조사 결과 금호아시아나와 함께 지주회사가 제외된 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유는 지주비율 감소다. 앞서 DB그룹은 2022년 5월 공정위로부터 지주사 전환 기준을 충족한다는 심사 결과가 있었다고 공시했으나 올해 5월에는 지주사에서 적용 제외됨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상 매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서 자회사 주식 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지주비율) 이상이면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 DB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격인 DB아이앤씨(Inc)는 DB하이텍 가치에 따라 지주사로 강제 전환해야 하는 부담을 안는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 통보 전 DB아이앤씨의 2021년 말 자산규모는 6104억원, DB하이텍 지분 가치는 4007억원으로 지주 비율은 65.6%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4287억원, 2048억원을 기록해 지주 비율은 47.7%까지 떨어졌다. 공정거래법 기준을 충족할 경우 DB아이앤씨는 DB하이텍 지분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지주회사' 늪에 빠진 DB그룹, 1년 만에 공정위 '타깃' 기사의 사진

올해 3분기 말 기준 DB아이앤씨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율은 12.42%, 주식 수는 551만2783주다. 다시 지주사 전환 기준을 충족하면 추가 지분 17.58%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상장 주식 중 약 780만5271주로 15일 종가(6만800원)로 계산하면 4745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DB아이앤씨의 현금성 자산(약 418억원)보다 약 10배 이상 높아 재무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올해 지주사 전환 요건을 다시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이다. DB아이앤씨의 자산규모는 5287억원에 달했고 DB하이텍 주가는 다시 6만원 선을 회복한 상태다. 현재 15일 기준 지주비율은 63.4%까지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목표주가도 끌어올렸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DB하이텍 목표주가를 7만6600원까지 내다보며 "고객사 중 DB하이텍을 첫 번째 공급업체로 이용하는 비중은 약 70%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정적 고객 주문으로 올해 상반기 동안은 상대적으로 가동률이 높게 유지된바 내년 수요 회복 구간에서도 같은 이유로 빠른 가동률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주비율을 떨어뜨리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 DB아이엔씨는 지난 8월 DB메탈 합병 안건을 12월 예정된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했으나 두 달 만에 이를 철회했다. 자회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어려운 가운데 자산가치를 키워 DB아이엔씨가 지주사 전환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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