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관리 필요성·비중 확대 노력 감안한 듯사실상 규제 완화···올해 목표치 미달성 패널티 없어고금리 장기화에 연체율 상승 등 우려 목소리 여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7일 인터넷전문은행 3사와 협의를 거쳐 '2024~2026년 인터넷전문은행 저신용자 대출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2024년부터 3년간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목표를 30%로 낮추고, '말잔' 기준도 '평잔' 기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목표치 '30% 이상' 제시로 사실상 '완화'···말잔에서 평잔으로 전환
금융당국은 "전체 차주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50%에 달하고 고신용자에 비해 중저신용자의 대출액 규모가 작은 점, 중저신용자 대출의 건전성 관리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목표 비중을 30% 수준보다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서 제시된 대출 목표 비중보다 완화된 수치다. 올해 연말까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였다.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계획 수립이 수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11월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규모는 카카오뱅크 30.1%, 케이뱅크 28.1%, 토스뱅크 32.3% 수준으로 올해 목표치 달성에 성공한 곳은 카카오뱅크 뿐이라는 점에서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부담은 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확대 노력을 중점적으로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취약차주 리스크가 커져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가 그 어느때보다 어려웠던 만큼 금융당국도 이를 감안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목표 미달성에 따른 패널티 등이 없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 평가 시 '말잔'(말기 잔액) 기준을 사용했지만 '평잔'(평균 잔액) 기준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보증부 서민금융대출(보증 한도 초과 대출잔액)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산정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상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서민금융대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취급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앞으로 3년간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규모를 점증적으로 확대해 2026년 말에는 각각 5조2300억원, 2조7700억원, 4조78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평잔 30% 유지 두고 우려도···연체율 상승 유의해야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를 두고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 11월 말 기준 각각 1.76%, 3.92%, 2.56%로 지난해 말 1.23%, 2.81%, 1.46% 보다 높아졌다. 카카오뱅크를 제외하면 1%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과 비교하면 연체율 상승폭은 더 커진다. 2021년 말 당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48%, 1.77% 수준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대안신용평가 추가 고도화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으며 중‧저신용자 대출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건전성 및 유동성 등 기초체력도 충실히 다지도록했다.
CSS 고도화 및 건전성 관리 계획 이행현황을 공개하고 필요시 개선을 권고하는 등 관리‧감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은행 3사도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대안 정보 활용 확대, 대출 취급형태 변화를 고려한 대환대출 신용평가 모형 고도화를 추진하고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조달원천 다변화, 부실채권 관리 선진화 등을 통해 건전성과 유동성관리를 제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 서민금융지원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면서 "30% 이상 목표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연체율 관리에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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