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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오너일가 전면 등장···왜?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제약·바이오, 오너일가 전면 등장···왜?

등록 2024.01.22 17:02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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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지속···책임경영·신사업 투자 박차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오너일가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불안정한 경제상황 속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과감한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오너일가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불안정한 경제상황 속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과감한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오너일가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불안정한 경제상황 속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과감한 신사업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최근 창업주 고(故) 백부현 선대회장의 장손인 오너3세 백인환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백 선대회장의 장남이자 백 사장의 부친 백승호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선대회장의 차남 백승열 부회장이 백 사장과 회사를 이끌게 됐다.

이에 대원제약은 30년 가까이 유지한 '2세 형제 경영' 체제에서 '삼촌-조카' 경영체제라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1984년생인 백 사장은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2011년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해 해외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신성장추진단 등을 거쳤다. 지난 2022년 당시 마케팅본부장 전무였던 백 사장은 지난해 초 경영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백 사장은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신사업 등에 투자를 강화하며 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원제약은 지난 2021년 건강기능식품 전문회사인 극동에이치팜을 인수하고 공장 증축을 통해 첨단 설비와 대규모 생산 라인을 확보했고, 이후 대원헬스케어로 이름을 바꾸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회사는 주력 사업인 건강기능식품 외에도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으로 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대원제약은 마스크팩, 기초 스킨케어 제품에 주력해온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하기 위해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업계는 대원제약이 이번 인수를 통해 화장품이나 건기식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대원제약이 화장품 사업을 영위했던 적은 없다.

삼진제약은 지난 1일부터 오너2세들이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진제약은 동갑내기 조의환 회장과 최용주 대표가 공동 경영 중이며, 조 회장의 장남 조규석 사장, 최 대표의 장녀 최지현 사장이 이번에 승진했다.

조 사장은 경영관리 및 생산 총괄을, 최 사장은 영업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다. 이들은 기존 업무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연초 신년사를 통해 내실 있는 경영을 주문한 바 있다. 사업다각화, 시설 투자 등에 따른 재무구조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인 자금 집행 계획 수립 및 이행, 기존 의약품·건기식 사업 입지 유지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삼진제약은 마곡연구센터 준공 이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및 기존 물질 개발 가속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국내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아론티어'와 AI 기반 면역 항암제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고, 8월엔 탈모치료제 전문 연구개발 기업 '에피바이오텍'과 '항체-약물접합체(ADC) 및 유전자 치료제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2년엔 경구용 치매 치료제 개발사 아리바이오와 기술협력 동맹을 맺고 후보물질'AR1001'의 한국 임상 3상을 공동 진행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前) 전략투자팀장을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와 함께 사업개발본부 산하로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 편성했다. 신약 연구개발 시너지 강화를 위해서다.

최 본부장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차기 먹거리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SK바이오팜은 3년 안에 150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빅바이오텍'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회사는 최근 글로벌 수준의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을 보유한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SK Life Science Labs)를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현재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및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분해제를 발굴 및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SK그룹이 투자한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와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협력도 강화해 빠르게 미국에 진출하고 아시아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미래 성장성이 큰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CGT시장의 경우 SK팜테코와의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장에도 나선다. 회사는 전신 발작 적응증 확장 임상, 아시아 3개국 임상 3상, 투약 가능 연령층 확대 임상 등을 오는 2025년까지 신약승인신청(NDA) 또는 보충허가신청(sNDA)을 제출하는 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가 맡아 신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 상무는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미래성장실의 신임 실장으로 임명됨과 동시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한다. CDMO 분야는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꾸준한 수주 계약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에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이 필수적이다. 신 전무는 글로벌 투자 및 사업 경험을 토대로 신사업 확대에 전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역량 내재화를 위해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ADC 플랫폼 전문 기업 '피노바이오'와 전략적 업무 파트너십을 체결, ADC 파이프라인의 항체 및 ADC 생산 우선 공급자 요건을 확보한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ADC 기술 플랫폼 내재화를 위해 국내 바이오 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와의 공동 개발을 발표했고, 최근 미국의 비임상·임상 계약 연구기관(CRO) 전문 업체인 'NJ BIO(이하 NJ바이오)'와 원스톱 ADC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회사는 올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 플랜트 착공 계획도 가지고 있다.

가장 먼저 지어지는 1공장은 올 1분기 착공에 돌입해 2025년 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사업 운영 인력 위주의 채용도 진행 중이다. 현재 회사는 130여명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인천 송도 바이오 플랜트 운영에 따라 인력을 1000명 단위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회사의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오너 경영인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신사업 투자 등에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신약개발 등 대규모 자금이 수반되 분야라면 오너들의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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