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1일 '파스타' 출시 간담회아이센스·덱스콤 CGM 연동, 개인맞춤형 가이드 제공가격 부담 '0', 日·美 진출 준비···'만성질환' 확대 예정
올해 출범 2년차를 맞은 카카오헬스케어가 1일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출시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이날 경기도 소재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파스타'의 출시 배경 및 향후 계획 등을 소개했다.
CGM+식습관 기록으로 생활습관 교정
'파스타'는 연속혈당측정기(CGM) 연동을 통해 확보한 혈당 데이터와 식단·운동·수면 등 일상생활 기록들을 기반으로 생활습관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다. 지난해 1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등급 유헬스케어 게이트웨이 소프트웨어'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현재는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와 미국 기업 덱스콤의 'G7' 등 2개 CGM 센서와 연동이 가능하다.
CGM은 복부나 팔뚝 등 피부 아래에 삽입한 센서를 통해 혈당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당뇨 환자는 섭취하는 음식, 일상활동, 건강상태, 호르몬 분비, 인슐린 주입시간 등 다양한 변수들이 혈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자들이 수시로 혈당을 측정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존에는 기상 후, 식전·식후, 취침 전까지 매일 7번 이상 손끝 채혈을 통해 혈당을 측정해야 했는데, CGM 등장 이후 이러한 번거로움이 크게 줄었다.
또 채혈을 통한 혈당 측정은 그 시점의 혈당 수치만 확인할 수 있는데 반해 CGM을 사용하면 채혈을 반복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의 혈당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파스타는 덱스콤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연동했기 때문에 실시간 혈당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고 황 대표는 설명했다.
덱스콤과 SDK를 연동한 국내 서비스는 파스타가 최초다. CGM 제조사 앱과 서비스 제공자 앱을 다운로드해 연동하는 기존의 방식은 1~2시간 센서 딜레이가 발생해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황 대표는 "당뇨 환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저혈당 혹은 지나친 고혈당에 빠졌을 때인데, 실시간으로 혈당 데이터를 확인하지 못하면 환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파스타는 실시간으로 혈당을 연동하고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데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스타는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해주는 서비스다. 환자들은 본인 상태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몸에 좋다는 여주, 돼지감자, 단백질 등을 찾아 먹는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오히려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면서 "음식, 운동, 수면, 근무시간 등을 조합해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라이프레시피를 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서비스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음식사진 찍으면 AI가 기록···실시간 혈당 상태 공유 가능
파스타는 별도 회원 가입 없이 본인의 '카카오 계정'을 활용해 쉽게 로그인 할 수 있다. 앱에서 CGM 센서의 종류를 선택하면 센서 부착 방법, 주의사항, 연동 절차 등이 자세하게 안내된다. 이용자는 실시간 혈당 데이터와 함께 간편한 기록을 통해 생활 습관과 혈당의 상관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음식을 촬영하면 음식 종류, 영양소, 열량 등을 알려주는 비전AI 기능을 통해 편리하게 식사를 기록할 수 있다. 운동, 인슐린, 복약 등도 기록이 가능하다.
또 CGM 착용 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혈당 변동성, 혈당관리지표(GMI), 목표 범위 내 비율, 평균 혈당, 혈당 하이라이트 등 각종 수치를 요약 제시하고, 혈당 관리에 대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 등을 구분해 보여주는 리포트를 제공한다.
가족, 지인들과 혈당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응원할 수 있는 기능도 담았다.
황 대표는 "이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타깃은 초등·중등 1형 당뇨 환자다. 최근 태안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것과 같이 1형 당뇨를 가진 소아들과 그 가족들의 부담은 매우 큰 실정"이라며 "저혈당이 오면 수업 중간에 인슐린을 맞아야 하고, 음식을 조심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컨트롤하기 어렵다. 이 센서를 착용하면 부모가 아이들의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파스타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환자 삶의 질 개선, 의료 접근성 향상, 사회적 비용 절감, 의료 기술 혁신 및 의료의 질 개선 등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는 600만명에 달하고 당뇨 전단계 환자는 1500만명에 이른다. 건강보험 재정 투입 예산만 연간 1조원이 넘고, 환자 부담비용까지 더하면 치료비 부담은 3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비용은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당뇨 치료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혈당관리 지표인 당뇨화혈색소 수치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건강보험 안에서 이뤄지는 약, 인슐린 등의 치료만으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없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뇨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다. 개개인의 노력, 주변 환경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병원을 가지 않는 기간 동안 관리에 공백이 생기게 된다. 기본적으로 60일에 한번씩 병원을 방문한다고 하면 58일~59일간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이때 병원에서는 하루 5~6번씩 혈당을 체크하라고 요구한다. 환자는 노트나 엑셀 등에 정리한 수백개의 데이터를 의료기관에 들고 간다"고 했다.
이어 "의료진이 한 번 훑어 본 그 데이터들은 휴지통행이다. 의료기관에 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파스타 앱을 통해 수집된 이용자들의 혈당 정보를 의사가 웹에서 확인하고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가용 대시보드 '파스타 커넥트 Pro'도 함께 선보인 상태다.
의사는 '파스타' 앱에 입력된 식사 기록, 운동 정보 등 생활 습관과 실시간 혈당 추이를 확인해 교육 및 진료에 활용할 수 있다.
조만간 '파스타 커넥트 Pro'를 병원의 EMR(Electronic Medical Record)과 연동해 환자 및 의료진 편의성도 높일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인슐린 집중 치료 당뇨병 환자를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올 2분기까지 인슐린 펜과 호환되는 노보노디스크와 바이오콥의 '말리아 스마트 캡'을 SDK 방식으로 파스타에 직접 연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모니터링과 인터베이션, 트리트먼트 데이터를 한 플랫폼 안에서 볼 수 있는 생태계를 완성시킨다는 구상이다.
파스타 서비스 이용 요금은 '무료'다. 파스타를 이용하기 위해선 CGM 구매가 필요한데, 여기에 비용 부담을 더 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황 대표는 "(앱 사용에 있어) 환자들이 내는 비용은 없다. 소득 수준, 교육 수준, 지역적 특성 등의 차이로 앱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당뇨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는 건 아니지만 당뇨 진행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춰 줄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당뇨는 고혈압, 고지혈등 등과도 같이 움직이는데 전체 만성질환 발병률 감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파스타 서비스를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후에는 북미 및 중동 지역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서비스 범위 또한 당뇨병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만성 질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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