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리볼빙 광고 시 '일부만 결제' 표현 못 쓴다

금융감독원이 재무제표 공시에 적용되는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시스템을 시범 가동한다. 사진=강민석 기자

앞으로 카드사가 신용카드 리볼빙을 광고할 때 '일부만 결제' 또는 '최소결제' 등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있는 표현은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여신금융협회와 함께 현행 리볼빙 광고의 문제점 해소를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먼저 리볼빙 가입시 리볼빙임을 명확히 인지하도록 문구를 변경한다. 현재 일부 카드사는 홈페이지 또는 앱 결제화면에 리볼빙임을 밝히지 않고 '일부만 결제'또는 '최소결제'라는 탭을 운용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가 당월 일시불 결제액 중 일부를 수수료 납부 후 분할납부로 변경할 수 있는 '일시불 분할납부' 등 다른 서비스와 오인할 수 있다 문제가 있었다.

이에 앱이나 홈페이지의 리볼빙 가입화면에 '최소결제', '일부만 결제' 등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있는 표현 대신, 소비자에게 익숙한 '리볼빙' 또는 표준약관상 용어인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으로 분명하게 표기토록 개선하기로 했다.

리볼빙 적용이자율 안내도 강화한다. 현행 각 카드사 홈페이지, 앱 등의 리볼빙 광고에는 평균 이자율(1월말 16.9%) 언급 없이 최소 및 최대 이자율 범위만 안내하고 있다. 특히, 일부 카드사는 광고 첫 화면에 일반 금융소비자가 적용받기 어려운 최소이자율만 표기해 소비자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저해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앞으로는 홈페이지 및 앱 광고 등에 리볼빙 적용이자율을 고시할 때 최소·최대 범위뿐만 아니라, 평균 이자율도 병행해 기재하도록 개선된다.

또 리볼빙은 장기간 이용할수록 결제부담이 확대되고 상환불능 가능성도 증가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다. 특히, 일부 카드사는 홈페이지의 '리볼빙 신청과정 설명 자료'에 실제 신용카드 이용행태에 부합하지 않는 사례를 위주로 설명하기도 했다. 예컨대 신청 당월(1개월치) 시뮬레이션 자료만 제시하거나, 다음달 신용카드 사용액이 '0' 또는 감소하는 것으로 가정해 설명하고 리볼빙 이용 후 청구금액(사용자 부담액)이 점차 낮아지는 예시를 활용하는 식이다.

이에 장기 사용(3개월 이상) 및 현실적인 카드이용 행태(매달 카드사용액 일정)를 반영한 자료로 설명하도록 개선된다. 리볼빙 이용시 현실적인 결제부담 수준을 보여줌으로써, 금융소비자가 리볼빙 장기 이용의 위험성을 직관적으로 인식하도록 추진한다.

단정적인 표현 사용도 지양한다. 현행 일부 카드사는 리볼빙이 '개인신용평점 하락을 방지하는 결제 편의상품'이라 광고하는 등 특정조건(연체없이 지속결제·매달 카드사용액 일정 등) 만족 시 성립되는 사항을 리볼빙 이용 시 항상 충족되는 일반적인 사항처럼 광고해 왔다.

금감원은 리볼빙 광고시 금융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수 있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불가피하게 일부 사용할 경우 해당 문구가 성립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반드시 병행해 표기하도록 개선한다.

리볼빙 총 수수료 등 중요정보 가독성 강화 차원에서는 리볼빙 이용대금명세서에 리볼빙 (예상)상환기간·총수수료 정보를 별도 항목으로 명확히 고지해 금융소비자가 리볼빙 이용시 총수수료 수준 등을 인지하고 자금상환계획을 철저히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홈페이지 등 리볼빙 가입 화면도 개선된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홈페이지 또는 앱 리볼빙 가입화면 안내문의 글자 크기가 작거나 모두 검은색으로 기재돼 리볼빙 관련 중요사항에 대해 금융소비자가 명확히 인지하지 못할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리볼빙 이용 시 개인신용평점 하락 가능성 및 장기 이용에 따른 부담 등을 굵은 글씨나 음영표시 등을 통해 금융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강조 표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자율규제기관인 여신금융협회와 공동으로 금번 리볼빙 광고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을 계기로 향후 리볼빙뿐만 아니라 카드업권 전반의 광고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금융소비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사항을 발굴하고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