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반려다움' 상표 출원···반려동물 관련 상품분류신상열 상무, 올해 미래사업실 진두지휘···신사업 발굴신동원의 '뉴농심', 라면·스낵 편중된 사업 구조 다각화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21일 특허청에 '반려다움' 상표를 출원하고 심사를 대기 중이다. 반려다움에 대한 상표 설명으로는 동물용·애완동물용 사료와 먹이, 음료, 비타민·단백질 보충제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상품 분류가 지정돼 있다.
반려다움은 올해 농심의 사내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팀이 낸 아이디어로,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 명이다. 농심은 2018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엔 스타트(N-start)'를 운영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이제 막 사업을 알아보고 있는 스타트업 단계로, 선제적인 등록 차원의 출원이다. 정식 출시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농심은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해왔다. 농심이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은 ▲건강기능식품 ▲스마트팜 ▲비건 등 3가지다.
스마트팜 사업은 지난 2018년 스타트업 팀으로 출발해 지난해 정식 사업팀으로 격상됐다. 지난해 말 오만·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국을 넓히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라이필' 역시 2020년 사내벤처에서 출시해 지난해 누적 기준 매출 850억원을 달성했다.
신상열 상무는 지난 1월부터 농심의 미래사업실의 키를 잡고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농심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실을 출범했다. 미래사업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과 신규 사업 출시, 공장 설립 등 대규모 투자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에 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상무가 반려동물 사업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진두지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농심이 반려동물 사업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시장 확장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가구 비중은 2020년 27.7%에서 지난해 30%(약 1500만명)에 달할 걸로 예상됐다.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3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6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펫푸드 사업은 국내 식품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신성장 동력 중 하나다.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반려동물이 먹이를 주는 개념이 아닌 같이 식사하는 구성원이 되면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재료를 사용한 '휴먼 그레이드(Human Grade)' 펫푸드도 주목받고 있다.
농심은 이미 식품 관련 제조 기술을 보유한 만큼 펫푸드 시장에 뛰어들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식품기업이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사례도 다수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동원F&B과 하림 등이 있다. 동원F&B 펫푸드 전문 브랜드 '뉴트리플랜'과 100% 휴먼그레이드 브랜드 '하림펫푸드'는 지난 2022년 각각 400억원, 366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신상열 상무를 중심으로 한 농심의 신사업이 본격화하면 신 상무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사업의 성과가 곧 신 상무의 경영 승계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농심의 신사업은 신동원 농심 회장이 지난 2021년 7월 취임해 '뉴(NEW) 농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신 회장은 K-라면의 대표주자로서 해외사업을 강조하는 동시에 라면·스낵에 치우친 기존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신사업을 공들여왔다. 신 회장이 취임 이듬해인 2022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지난해부터 단독 대표를 맡고 있는 이병학 대표이사도 올해 신년사에서 신규 사업영역의 확장을 강조한 바 있다.
농심은 내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신사업 강화 및 발굴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 모습이다. 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 투자와 전략적 제휴, 식품 외의 업종에 대한 M&A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는 지난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래에 대한 준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당면과제"라며 "대외 환경에 흔들리지 않게 신규 사업을 육성하겠다. 농심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스타트업 투자, 전략적 제휴, M&A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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