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매출 7.6% ↑, 영업이익 2.3% ↓ 환율효과로 물량 감소 상쇄···SUV 비중 60% 돌파하이브리드 판매 10만대 육박···"연 48만대 판다"
현대차는 25일 오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1분기 매출액(연결 기준) 40조6585억원, 영업이익 3조55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역대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기존 컨센서스(3조5700억원)에 부합하는 수준이지만 증권가의 전망치(교보증권 3조7000억원)는 소폭 밑돌았다.
내수 부진‧인센티브 증가로 수익성 위축
매출액이 늘고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배경으로는 내수 판매 부진과 전기차 인센티브 증가가 첫손에 꼽힌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100만67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해외 판매량(84만6800대)은 1.9% 증가했지만 내수 판매량(15만9967대)은 16.3%나 급감했다.
현대차의 내수 부진은 주력차종인 그랜저와 쏘나타가 생산되는 아산공장이 일시적으로 셧다운된 영향이 컸다. 현대차는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9를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올해 1분기 두 달여 간 아산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글로벌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인센티브도 크게 확대됐다. 그동안 유연한 시장 대응을 통해 수익성 제고와 점유율 증가를 달성했지만 올해 1분기엔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일시적으로 인센티브가 시장 평균을 웃돌았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미국 내 인센티브는 3025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9%, 전 분기 대비로도 21% 증가한 수치다.
우호적 환율에 SUV 비중 역대 최대···하이브리드는 17% 증가
다만 우호적인 환율과 믹스개선은 판매 감소에 따른 수익성 훼손을 최소화했다. 전년 동기 대비 환율효과로 늘어난 영업이익은 2510억원으로, 물량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분(500억원)을 상쇄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1328원으로 나타났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전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와 비교할 때 미국에서 전기차 인센티브는 다소 올라갔지만 수출 물량이 늘면서 환율효과가 인센티브 상승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부가가치 차종인 SUV 판매 비중도 전년 동기 대비 5.2%P 증가한 60.6%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도 같은 기간 0.5% 늘어난 5.6%를 기록했다.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하이브리드차도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9만7734대나 판매됐다. 전체 판매 대수는 줄었지만 대당 평균 판매가격이 높아지면서 매출액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다만 전기차는 4만5649대에 그치면서 전체 친환경 차 판매량(15만3519대)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미국 조지아 전기차 신공장서 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을 늘려 전체적인 인센티브 수준을 관리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복안이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10월쯤 가동될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하이브리드도 혼류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중형과 대형 하이브리드에 이어 소형차용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개발에 모든 판매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조 본부장은 "하이브리드차는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17% 성장했고 사업 계획은 28% 성장한 48만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10만대 늘렸다"며 "내수 시장에서 미출고된 싼타페 하이브리드만 1만4000대로, 수요가 급증하는 하이브리드차의 공급을 최대화하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확대가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을 통한 친환경 차 판매 제고,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차는 주주 환원을 위한 1분기 배당금을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분기 배당(1500원) 대비 33.3%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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