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킹 기능 뺀 ETF' 신청서 수정 직후 승인 의결"1년 내 최대 450억달러 규모 자금, ETF 시장 유입"'ETF 효과 이미 반영' 이더리움 시세 변동은 미온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3일 오후(현지시간) 블랙록,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반에크 등 총 8개 자산운용사가 제출한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신청서를 승인했다. 이로써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 이후 4개월 15일 만에 알트코인 현물 ETF가 탄생하게 됐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상장 승인은 말 그대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SEC의 상장 승인 발표 이전부터 이미 당국의 승인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던 비트코인 현물 ETF와 달리 이더리움 현물 ETF는 승인 발표 직전까지도 SEC가 판단을 보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더리움의 대표적 특성인 스테이킹(예치 기능)이 현물 ETF 승인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이킹은 쉽게 말해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이자를 얻는 예치의 기능에 가깝다. 이를 두고 이더리움을 증권성 상품으로 볼 것이냐는 해석이 분분했다.
만약 이더리움이 증권성 상품으로 분류될 경우 미등록 상태에서 이를 판매할 경우에는 실정법을 위반하는 꼴이 된다. 이 때문에 스테이킹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ETF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더구나 SEC에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신청을 했던 일부 자산운용사 내에서도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5월 중에 승인할 가능성은 10~20% 안팎에 불과하다"는 자조적 의견까지 나올 정도였다.
또한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라는 초대형 정세 이슈가 남아있는 만큼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SEC가 대통령 선거 이후에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5월 들어서 SEC 측의 내부 기류가 급선회하면서 보류 분위기로 흘러가던 이더리움 현물 ETF 이슈는 승인 쪽으로 바뀌었다. 특히 SEC가 각 자산운용사에 '기존 신청서에서 스테이킹 관련 조항을 빼달라'고 요청하면서 승인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각 자산운용사들은 SEC의 요청을 받아들여 'ETF 투자자의 추가 수익을 위해 신뢰할 만한 스테이킹 제공업체에 한해 ETF에 수탁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하겠다'는 문구를 제거했다.
그리고 스테이킹 기능을 뺀 신청서의 재제출 이후 하루 만에 이더리움 현물 ETF의 상장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비트코인에 이어서 이더리움도 사실상 제도권 내 금융자산으로 편입되면서 디지털자산 시장 안팎에서는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과 시장 내 자금 유입 규모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되면 앞으로 1년 안에 최대 450억달러(한화 약 61조452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며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도 8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시간 현재 이더리움 가격 변동은 딱히 없는 수준이다. 24일 오전 8시 30분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6% 오르는데 그친 37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의 달러화 기준 전고점은 지난 2021년 11월 16일에 기록한 4891달러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한 효과는 이미 과거 시세에 먼저 반영된 만큼 현재의 시세는 크게 요동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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