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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家 오너로서의 마지막 品格을 지켜주시길"

산업 재계 기고

"LG家 오너로서의 마지막 品格을 지켜주시길"

등록 2024.07.17 14:03

수정 2024.07.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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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국 전 LG 부사장정상국 전 LG 부사장

LG그룹 주변이 어수선하다.

주요 계열사의 경영 실적이 시원찮고, 그룹 전체의 시가총액이 떨어져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오너 가족 상속 분쟁 재판'이 1년도 넘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LG그룹에서 오래 근무하다가 퇴직한 최고 경영자나 임원 중에는 심지어 '가족 상속 분쟁' 때문에 부끄럽고 화가 치민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오너들이 LG를 창업한 것은 너무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일이지만, 오늘의 LG가 어디 오너들 힘만으로 이렇게 컸을까? 그동안 LG를 거쳐 간 수많은 LG 임직원의 피땀과 열정으로 이룬 '인화의 LG 브랜드'를 가족들끼리 상속 재산을 놓고서 돈 싸움이나 벌이다가 이렇게까지 망가뜨리다니···."

그래서 부끄럽고, 그래서 화가 난다는 거다. 그래서 가족들도 LG와 LG 임직원들 그리고 돌아가신 구본무 회장님을 생각해서라도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심사숙고해서 처신했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어쩌면 가족들은 처음부터 "양자인 구광모 대표는 LG그룹 회장이 되거나, 최대 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던 중에 구본무 회장님께서 돌아가셨고 상속도 마무리되고 4년이나 더 지난 시점에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인정할 수 없고, 또 용납되지 않으니까, 재산 상속에 '원천적' 문제가 있다면서,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한 것일 테다.

물론 뭐 '인지상정(人之常情)' 그럴 수도 있겠다. 우리 남편이, 우리 아버지가 LG 회장님이었으니까.

하지만 윗세대인 구자경 명예 회장 입장에서 보면 구광모 대표나 두 자녀는 완전 '同格'이다. 누가 더 자격이 있고 없고 따질 필요도 없이 모두가 다 같은 항렬의 '손자 손녀'일 뿐이기 때문이다.

구자경 명예 회장으로서는 '장남의 손녀냐? 차남의 손자냐?' 하는 판단과 선택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자경 명예 회장은 '손자 구광모'를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양하고 LG그룹의 후계자로 책봉(?)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가족들은 여전히 마치 본인들은 '기득권을 가진 성골'이고, 구광모 대표는 '법통과 정통성이 약한 진골'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이 사단이 난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내 생각은 하나도 중요하지가 않다.

내가 그동안 쭉 만나 뵀던 LG그룹의 여러 원로 경영자분의 말씀을 들어 보자.

"지금 LG 계열사들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 가족분들끼리 '상속 재산' 분쟁이나 벌이고, 경영권 다툼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구광모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구축해서 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

"나도 처음에는, 구 회장님을 봐서도 가족들 편을 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구본무 회장의 참뜻은 과연 무엇이었을까?'를 헤아려 보고 생각을 바꿨다. 그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가족들이 제대로 경영 수업을 받은 적도 없는데 무슨 수로 경영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LG가 무슨 구멍가게도 아니고 LG그룹 말아 먹을 일이 있나?"

"얼마 전 TV 뉴스 보니까 가족들이 뭐, 지저분한 사고도 자주 저지르고 하던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 그렇게 탐욕적인 생각을 갖고, 어떻게 바른 경영을 할 수 있겠나? 구본무 회장은 정도경영을 실천해 왔는데 말이다"

"가족들이야 지금 갖고 있는 돈이나 재산만 해도 엄청나지 않나. '상속재산분할 협의서'라는 거까지 작성하고 사인도 했다면서, 그럼 다 끝난 건데 이제 와서 뭘 어쩌자는 건가"

"구본무 회장 사모님이 저러실 분이 아닌데, 왜 그러시는 걸까? 누가 옆에서 장난치면서 부추기고 있는 거 아냐? 사위인가 하는 그 친구도 영판 뭐 소문이 안 좋던데 말이지"

구본무 회장 동생분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LG 오너가의 상황에 개탄을 금치 못했다.

"아니, 나도 명색이 구자경 회장 딸인데, 뭐 변변히 받은 재산이 없다. 하지만, 나는 아무 불만도 제기하지 않았다. 장자 승계가 우리 집안을 지탱해 온 훌륭한 전통이기도 하고, LG를 생각해서도 분란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케와 조카들은 미리 받은 증여와 상속으로 이미 상당한 재산을 물려받았다. 셋이 합친 LG 지분이 무려 8%나 된다던가? 1조가 훨씬 넘는 엄청난 돈이다. 게다가 5천억원어치 재산도 따로 떼서 주고, 연경이는 LG복지재단 대표도 시켜 줬고.. 그 정도면 됐지, 무슨 지분이니 경영권이니 소송까지 하면서 과욕을 부리고..심지어 외신에 인터뷰까지 하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지 않나, 솔직히 남부끄럽고 쪽팔려서 죽겠다. 완전 집안 망신이다. 저 사람이 왜 저렇게 됐는지, 참말로 이해할 수가 없다. 광모 지분도 그래 봐야 15% 남짓밖에 안 되는데···"

마지막으로 만난 한 LG 원로는 오너 간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는 "LG의 '아름다운 승계 전통'을 생각해서라도 돌아가신 구본무 회장님과 구자경 회장님을 생각해서라도, 무엇보다 LG의 경영과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해서도 가족분들께서는 명분도 없고 또 승산도 없는 '상속 재산 분할 소송'을 조속히 취하해서 LG 오너로서의 마지막 품격(品格)을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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