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보 "삼성화재 자사 UI·UX 모방했다" 지적삼성화재, 가입 절차 화면·문구 일부 수정했지만···카카오페이손보와 '무관' 선 긋기···"서비스 개선 위한 과정"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자사 해외여행자보험 온라인 상품의 가입 절차와 사용 문구를 일부 수정했다.
앞서 지난달 카카오페이손보는 삼성화재가 개편한 해외 여행보험 온라인 상품이 가입 단계나 화면 구성 및 UI, 레이아웃 및 안내 문구 등 모든 측면에서 카카오페이손보의 해외 여행보험 가입 프로세스 및 화면과 거의 일치한다며 삼성화재에 공문을 발송했다.
UI는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 경험하는 환경으로 아이콘이나 폰트, 화면 구성, 안내 문구 등 사용자가 마주하는 시각적인 디자인을 말한다. UX는 그에 따른 직·간접적으로 느끼는 종합적인 만족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삼성화재가 국가 선택부터 최종 청약 확인까지의 전 과정이 당사의 가입 단계와 동일하게 개편했으며, 카카오페이손보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담보 직접 설계(DIY)'나 '국가 선택', '동반 가입하기' 단계를 똑같이 새로 추가하면서 화면 내 레이아웃이나 타이틀, 버튼의 문구까지 그대로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에 삼성화재는 '억지 주장'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온라인 채널에서 해외여행자보험 판매를 최초로 시작한 것이 삼성화재고, 보험 가입의 과정 및 입력하는 정보 등의 내용은 어느 보험사나 동일하다는 것이 근거였다. 또 해외 여행보험 동반 할인 제도를 신설할 때 고객패널 리서치 결과 등을 반영해 화면 개편을 진행했기 때문에 동반자를 입력하는 창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카카오페이손보 측은 "특허법률사무소로부터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재반박했다. 보템특허법률사무소는 삼성화재의 해외 여행보험 온라인 상품이 실질적 유사성, 의거 관계, 창작성 있는 저작물 3가지 요건을 충족해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고,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 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실제 법원이 UI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인정한 사례가 있는 만큼 소송전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 2021년 법원은 특허 정보 검색서비스 업체 '윕스'가 후발 업체인 '워트인텔리전스'에 대해 자사의 UI를 무단으로 차용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 위반 혐의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는 UI도 지식재산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첫 판례였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가입 절차 화면과 문구를 손보면서 논란이 어느 정도는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삼성화재 여행자보험은 카카오페이손보와 동일하게 여행 국가를 선택하고 여행 기간을 입력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가입 담보를 확인한 후 동반 가입을 선택하고 가입설계에 동의하는 순서도 같았다. 그러나 최근 개편에서는 여행 기간을 먼저 입력하고 여행 국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가입설계에 동의한 후 동반 가입자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순서를 바꿨다.
문구 역시 '원하시는 보장을 선택해 주세요'에서 '원하시는 플랜을 선택해 주세요'로, '함께 가입할 분이 있다면 추가해 주세요'에서 '추가로 가입할 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등으로 변경됐다.
카카오페이손보 측은 기존에 요구했던 가입 절차와 문구 수정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삼성화재는 이번 수정이 카카오페이손보와는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수시로 문구나 위치를 바꾸고 있다"며 "소비자 편의성 개선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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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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