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CATL 기술로 2026년부터 LFP 양산정치권 압력에도 빈틈 파고들어 IRA 수혜 韓 텃밭 진출에도···"NCM이 여전히 주효"
포드가 지난 21일 미국에서 LFP 배터리 생산을 공식화했다. 정치권의 압력에도 이를 미국 최초의 LFP 공장이라 소개하며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에서 가장 저렴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포드의 LFP 배터리 생산은 중국 CATL과의 기술제휴로 가능했다. 앞서 포드는 지난해 2월 "미시간주 LFP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35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CATL의 배터리 셀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가 투자금을 전부 부담하는 대신 CATL이 셀 제조 기술을 제공하는 식이다. 보통 전기차-배터리 생산기업 간 협력은 합장 공장을 세우기 마련이나 포드는 IRA의 빈틈을 파고들기 위해 기술제휴를 택했다.
미국은 배터리 부품·소재 요건을 충족하면서 자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다만 중국 등 해외우려기관(FEOC)에서 배터리와 배터리 핵심광물·소재 등을 사용해 만든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FEOC는 중국 자본 지분율이 25% 이상일 때 지정된다. 포드로선 해당 공장 투자금을 100% 감당하기에 IRA 보조금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ATL은 포드로부터 기술제휴를 통한 로열티를 지급 받을 예정이다.
포드의 우회 전략은 미 정치권으로부터 반발을 키운 바 있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와 미중전략경쟁특위가 양사의 합작공장 건립과 관련해 조사를 벌여온 게 대표적이다. IRA는 중국을 제외한 채 전기차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발표됐기 때문이다. 포드는 지난해 9월 LFP 공장 건설 중단을 발표했는데 당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미 정치권 압박에 따른 결정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포드의 결정에 간접적으로 압박하기는 했으나 기업이 자기자본으로 사업을 영위하겠다고 밝혔기에 별다른 통제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또 미국은 현재 대선 기간이기 때문에 LFP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드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전부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 시장에 중국 기업이 침투하면서 적잖은 파장이 우려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미국에서 LFP보다 가격이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위주의 배터리를 생산하거나 생산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을 비롯한 중국 기업은 LFP를 앞세워 2019년 8.8%에 그쳤던 유럽 시장 점유율을 2023년에는 42.3%까지 끌어올렸다. 더군다나 CATL은 포드뿐만 아니라 테슬라, GM(제너럴모터스) 등과도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다만 CATL이 미국 시장에서 활로를 개척하더라도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유럽에서 준중형 전기차에 탑재되는 반면 미국은 픽업트럭 같은 큰 차종을 선호한다"며 "LFP가 쓰이는 차량 세그먼트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에선 NCM 배터리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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