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사우디 문화부 초청 방문···문화 산업 협업 회동사위 정종환 실장, 올해 신설된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선임사우디 중심 K-컬처 세계화 '속도'···4세 이경후 역할도 커져
특히 이 회장의 사위이자 장녀 이경후 실장의 남편인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이 출장에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정 총괄과 이 실장 부부는 그룹의 K-콘텐츠 확산 사업에서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질 걸로 보인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정종환 총괄,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등 주요 인사와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사우디 문화부 초정으로 성사됐다. 이 회장은 사우디 국가개발계획 '비전 2030'을 주도하는 사우디의 문화·예술·관광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 인사들과 연쇄 회동했다.
사우디의 비전 2030은 국가 경제를 개방해 다각화하고 엔터테인먼트·관광 등 소프트파워 육성을 목표로 사우디가 2015년부터 추진 중인 국가 개조 프로젝트다. 이번 회동에선 문화 산업 발전과 이를 위한 양자 협업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업계에선 이 회장의 첫 사우디 초청 방문에 대해 CJ그룹의 문화 사업 역량이 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CJ그룹이 K-컬처 사업을 선도해온 만큼 문화사업의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동안의 노하우를 통해 자국의 문화 산업을 키우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 2022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시 이재현 회장과 면담하는 등 줄곧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며 "이번 방문으로 CJ그룹과 사우디 문화부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2006년 '글로벌 경영 원년'을 선언하고 해외 진출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CJ그룹과 중동의 첫 인연은 CJ그룹이 그 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주요 경영진 40여명과 글로벌 컨퍼런스를 열면서부터 맺어졌다.
CJ그룹은 중동 시장 진출에 지속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할랄 인증 식품을 30여품목, 110여개 제품으로 늘렸고, CJ대한통운은 사우디 통합물류특구에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를 짓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자체 화장품 브랜드 '웨이크메이크'를 UAE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문화 산업 분야에선 CJ CGV가 사우디 현지 극장 사업자와 협업해 14개 상영관을 열었고, CJ ENM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사우디 문화부와 한류 축제 '케이콘(KCON)'을 개최했다.
이 회장은 이번 회동을 계기로 중동 지역에서의 K-컬처 전파는 물론 글로벌 콘텐츠 사업 확대에 더욱 집중할 걸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과 함께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이 출장에 나서 이목이 쏠렸다.
CJ ENM은 지난 2월 콘텐츠·글로벌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총괄로 이 회장의 사위인 정종환 총괄을 앉혔다. 정 총괄은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ENM 브랜드전략실장 겸 음악콘텐츠사업본부 최고창작책임자(CCO)의 남편이다.
정 총괄은 컬럼비아대 학사·석사를 거쳐 중국 칭화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이 실장과 결혼 후 2010년 미국지역 본부에 입사했다. 과거 씨티그룹·모건스탠리에서의 경력을 토대로 그룹의 글로벌 사업 인수·합병(M&A)에 주력해왔다.
정 총괄이 콘텐츠 사업 부문에서 인수에 참여한 기업으론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를 기획·제작·유통하는 글로벌 프로덕션 '피프스시즌'가 있다. CJ ENM은 지난 2022년 피프스시즌을 인수하고, 올해 초 정 총괄을 글로벌 사업 총괄로 선임해 피프스시즌을 이끌게 했다.
정 총괄은 CJ그룹 콘텐츠 사업의 세계화를 이끌어갈 인물로서 활동 보폭을 더욱 키워나갈 걸로 기대된다. 그는 피프스시즌 인수 및 통합 작업과 이사회 구성원이 된 만큼 글로벌 시장과 콘텐츠 사업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더욱이 이경후 실장 역시 케이콘(KCON)을 안착시키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부터 음악콘텐츠사업본부 내 신설된 CCO 역할을 맞게 됐다. 음악콘텐츠사업본부는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CJ ENM이 이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이 실장의 역할도 커졌다.
특히 이 회장이 회담 중 '엔터테인먼트와 음악' 부문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사우디 문화를 반영한 미디어 콘텐츠와 케이콘과 같은 K-팝 현지 행사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CJ그룹은 사우디를 거점으로 인구 6억 명의 MENA(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사업 기회를 추가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윤상현 CJ ENM 대표는 "사우디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K-컬처 확산이 기대되는 중동 진출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현 회장은 회담에서 "사우디의 문화 산업 성장 가능성과 깊이를 확인하고 감명받았다"며 "엔터테인먼트·음악 등 CJ그룹의 문화 산업 노하우와 사우디의 문화 자원·잠재력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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