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홈페이지에 4차 주주서한을 게재하고, 12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로보틱스와 분할 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계엄사태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구조 개편안이 좌초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7월부터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산에너빌리티를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투자부문과 고유의 영업활동을 하는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후 투자부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했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당초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들고 상장 폐지하겠다는 계획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수정안 역시 무산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련기업들의 주가하락으로 인해 주가가 매수청구가보다 크게 낮아져 매수청구 금액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매수청구가는 각각 2만890원, 8만472원인데, 지난 10일 종가는 각각 1만7180원과 5만2200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양사 주가가 매수청구가 이상일 경우에만 찬성하기로 했다.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 커졌다.
정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안이 무산된 경우 상당 기간 인위적 개편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면서 당분간은 업황과 실적에 근거한 정상적인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봤다.
그는 "4분기 실적은 3분기 어닝쇼크 이후 낮아진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고, 트럼프 취임 이후 보편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대부분의 장비를 미국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두산밥캣에 유리한 영업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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