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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무노조 경영' 끝나자···성과급 갈등 시달리는 삼성전자

산업 전기·전자 직장人

'무노조 경영' 끝나자···성과급 갈등 시달리는 삼성전자

등록 2025.01.08 15:01

수정 2025.01.08 15:44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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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삼성의 노사문화, 시대에 부응 못 해"노조 와해, 국정농단 터지며 '무노조 경영' 사라져최대 성과급에도···"상대적 박탈감에 기준 바뀌어야"

"삼성의 노사문화는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0년 5월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삼성의 '무노조 경영' 철학은 2019년 '노조 와해 공작'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며 균열이 생겼고 1년 뒤에는 국정농단 사태까지 발발하자 완전히 막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룹 총수의 용단에 새 '노사 문화'를 연 삼성전자는 '노조 리스크'로 홍역을 앓는 중이다. 현재 삼성에는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와 삼성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등이 생겼는데 이들 단체는 최근 지급된 하반기 '목표달성 장려금'(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으로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됐고 성과급 산정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하반기 TAI 지급 결과를 공지하며 DS(반도체) 부문 소속 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에 200%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TAI는 소속 사업부 실적 등을 토대로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차등 지급하는데 이례적으로 '예외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반도체 사업이 부진하자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면서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업부 소속 직원들의 TAI는 이보다 현저하게 낮게 책정돼 논란을 키웠다. 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산하 반도체연구소와 SAIT(옛 종합기술원) 소속 직원들의 TAI는 37.5%, 시스템LSI, 파운드리 직원들의 TAI는 25%에 불과했다. 또 DX(디바이스경험)부문 소속 무선(MX), 영상(VD)은 75%, DA(가전)와 네트워크 사업부는 각각 37.5%, 25%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초기업 노조는 "이번 결정은 TAI 제도가 직원들의 생산성 증진을 위한 동기부여 목적에 명확한 한계와 오류가 존재함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며 기준을 어겨가면서 특정 사업부에만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상대적 박탈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성과급 제도를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할 단초를 제공했기에 성과급 제도에 대한 투명하고 명백한 개선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지급 기준이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책정돼 이를 '영업이익'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한 값이기에 명확한 기준이 없어 사측 마음대로 성과급을 책정한다는 이유에서다.

성과급 산정 방식은 임금교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 교섭단체인 전삼노는 지난 11월 2023·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이를 조합원 투표에 부쳤는데 성과급 지급 기준은 변경하지 않고 합의해 큰 반발을 샀다. 이에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올해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3년치 임금협상에 나서게 됐다.

여전히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올해 임단협은 난관이 예상된다. 전삼노 집행부는 투표 결과 재신임을 받은 직후 "잠정합의안 부결로 집행부는 책임을 통감 한다"며 "앞으로의 교섭과 투쟁에 커다란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교섭과 운영의 전반적 쇄신을 이뤄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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